brunch

빈집

2022.06.30

by 고주

빈집


무너진 담 사이로

문짝이 떨어진 측간이 보였었다

대나무가 듬성듬성 난 뒤꼍에는

휜 허리 지붕보다

더 높게 고물들이 쌓여있었다

직각으로 걸어 나온 할아버지가

이마의 땀을 훔쳤었다

뻘겋게 속살을 드러낸 집터


반듯한 건물이 들어오겠지

떨어진 능소화처럼

어깨가 축 처진 할아버지가

어른거린다

비켜준 것이겠지

쫓겨난 것은 아니겠지

keyword
이전 10화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