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진주정 씨 온성공파
11대 종손으로 낳았네
가벼이 생각해서는 안 되고
집안의 누가 돼서는 더더욱
영감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만들어졌네
한참 후
난
야학에서 함께 저녁별을 본
처자를 만나
옆을 지키는 남편으로
그 사이에서 새로 떠오른
별들의 아빠로
그들이 맘 놓고
은하수 건널 수 있도록
학생들의 선생님으로
한눈팔지 않고 정신없이 살았네
이제
나는
그들의 선생님이었던 사람으로
자리를 옮기려 하네
고물고물 하게 착 달라붙는
손녀의 할아버지도
맘에 쏙 들지만
온전한 나로서의 삶이
있기나 한 건지 알고 싶어 졌네
천천히 느긋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