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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주 Sep 19. 2023

자전거로 제주도 한 바퀴 1

2011.12.31 


지금도 내 글을 보고 질투해 주는 아내여.     

연재를 마침에 제일 서운해하는 당신은 나의 첫 번째 독자입니다.     

남은 우리들의 삶이 제주도의 바람처럼 힘들게 하더라도 잡은 두 손만 놓지 않으면 즐거운 여행이 되리라 믿습니다.     

사랑합니다고맙습니다.                         

2012년 2월 5.                                 

       당신의 남편이어서 행복한 사람이                      



<1>                  

- 2011년 12월 31일   

    

10년의 임기를 마치고 교장 신부님이 떠난다.

가까이 있던 몇 분들이 모여 무등산으로 등반을 떠났다.

증심사에서 서석대까지 참 즐거운 산행이었다.

더 좋은 것은 내려와 연탄불에 구운 닭발에 막걸리 한잔.

오랜만에 느껴본 포장마차에서 잔 소주에 먹었던 그 닭발의 맛.

오독오독 씹히면서도 질기게 버티는 그 끈적함과 코를 자극하는 알 수 없는 오묘한 향.

집에서는 아이들과 망년회를 갖기로 했는데 시간은 자꾸 흘러간다.

처음에는 하도 붙잡아서 조금만 있다 가야지 했다가 이제는 지가 더 나서서 분위기를 잡고 있다.

내일 떠나려면 준비도 해야 하는데.  

   

밤 10시가 넘어 들어오는 취한 서방님.

횡설수설 떠들다 코만 드르렁드르렁 골며 떨어진 얼굴이 어련히 이쁘기도 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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