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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란?

2023.12.01. 금

by 고주

<뻥튀기>


옥수수 가래떡 쌀

뻥 튀겨서 봉지에 가득가득

해지는 찬 거리로 나온 아저씨

가던 길 멈추고 오락가락


내 남은 시간도

좀 어설픈 건강도

뻥 튀겨볼까?

아서라 몇 배 부풀린 틈으로

살 깎는 이 바람 들어가면

골병든다

아서라




귀마개는 필수, 장갑은 선택.

상상을 초월하는 날씨다.

이 근방에서 대공초소를 섰던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쉽지 않았던 듯.

어둠을 함께 밀고 가는 동지들이 많아 참을 만하다.

언제나 귀가 뚫리나?

이어폰에서 떠드는 소리가 아직도 소음이다.

무작정 밀려 뛰는 내 모습이 짠해 오늘은 멀찌감치 뒷짐 지고 밀고 가고 있다.

그래봐야 10분 차이인데.

자리 잡고 앉자마자 수행평가 기록을 입력한다.

일 앞에서는 한없이 여유를 부리던 내가, 변했다.

눈치를 보는 것은 아니지만 욕먹을 수는 없지 않은가.

몇 반 입력하다 보니 요령도 생긴다.

거짓말만 는다.

그래도 되도록 좋은 말로 써주어야지.

산만해서 학습 분위기를 흐린다는 것보다 지적 호기심이 많아 질문이 많다가 훨씬 아름답지.

기본이 너무 없다는 것보다 조금만 노력했으면 좋다가 희망적이지.

깐깐한 사수님은 3차 수행평가에 대해 털끝만큼도 빈틈없이 주의를 주신다.

수학 앱 사용하기.

유인물 주는 타이밍과 조별 나누기까지.

이럴 때 절대로 토를 달아서는 안 된다.

감사의 표시에 인색해서는 더욱 안 된다.

혹 나 때문에 더욱 완벽하게 하시려는 것은 아닐까?

ebs 앱 math까지 실행해 주시고 가신다.

일단 배우자.

내 손으로 직접 해보지 않은 것은 내 것이 되지 못한다.

끝나지 않은 배움의 길.

1, 2 교시는 자율시간으로 배정했다.

학생회장과 부학생회장의 선거 유세 시간이다.

TV 화면으로 방영이 되고 선생님들은 임장만 한다.

간단한 출마의 변과 공약 보충 설명이 있고, 사회자가 주관하는 공약에 대한 보충 설명과 학생들이 설문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는 공통 질문이 있다.

공약을 실현하는데 학교와 갈등이 생기면 어떻게 해결하겠느냐?

지금 학교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무엇이냐?

와! 수준 있는 질문이다.

우리나라 어르신들이 진짜 배워야 한다.

운동을 하고 실내화로 갈아 신지 않고 들어와 계단부터 먼지가 너무 많이 쌓인다.

모두의 건강을 위해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한다.

학생들에게 투표를 통해 공약에 대한 평가를 먼저 받고 학교를 설득하겠다.

얼마나 당당하고 바른가, 그리고 힘 있는가?

다음은 주도권 토론으로 상대방 공약 검증시간.

비 오는 날에는 실내화를 신고 등교하겠다는 공약.

안전성에 대한 대책을 묻고 답한다.

체육복이 불편해 생활복을 입게 하겠다.

체육복은 왜 있는 것인가?

선택의 폭을 넓히는 일이다.

수학여행의 부활?

부모님과의 갈등이 있을 때 어떻게 해결하겠느냐?

당황해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경우, 예상했다는 듯이 여유 있게 답하기도.

입이 떡 벌어진다.

애석한 것은 학생회장 후보 2명, 부회장 3명 모두 여학생들이다.

후보자가 없어 몇 번씩 추가 공고를 했었다.

단독 입후보자를 과반수가 못 돼 제 투표를 하기고 했었다.

졸업하는 3학년은 투표에서 제외시키기도 했었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지?

입학하는 시기를 남 여간 차이를 두어야 한다는 여선생님들.

튀는 행동이 웃어주면 우쭐해서 앞뒤 가리지 못해 선을 넘어버리는 애송이들.

딸은 혼자 두어도 안심이 되지만 아들은 제 손으로 할 줄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하소연.

성별 정신연령 성장 시기의 차이 때문일까?


벌써 한 달이 넘어간다.

추위가 겨울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것 같다.

내 삶도 한가운데로 들어선다.

배우고 또 배우면서 강을 벗어나 바다로 나아간다.

둘러보아도 눈에 잡히는 것이 없다는 것은 외로운 것이 아니다.

더 멀리 가야 찾을 수 있는 보물섬이 숨어있다는 것.

보물섬은 쉬 찾을 수 없다.

너무 멀리 보지도 바라지도 않겠다.

내일 그리고 모레까지만.

그 담은 그때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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