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 두 번이나 전화를 받지 않은 군산의 동생.
아침에도 신호만 계속 서해안을 타고 내려간다.
조카에게 연락해 보니, 아프지는 않다고 해서 한시름 놓았다.
겨울에는 일이 너무 바쁘다 한다.
저녁 6시가 조금 넘으면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 3시에 일어나 공장일을 시작해야 한다니.
“동생도 올해 회갑이네, 그려.
축하할 일 맞지?
세월이 너무 빨라.
너무 무리하지 말고 찬찬히 가세.
건강이 제일이여.”
문자를 보낸다.
공연히 혹 무슨 서운한 일은 없었을까 고민했다.
나이가 많아진다는 것은 걱정이 많아진다는 것.
별스러운 일들을 너무 많이 듣고 보아서 그럴 것이다.
혼자서 없는 적을 만들고, 막기 위해 성을 쌓고, 초조하게 기다리는 이도 빠지고 머리도 빠진 초라한 늙은이.
액정이 깨져 이제야 고쳤다는 동생의 전화.
반갑게 새해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전하고.
찬물에 김을 씻고 말 설은 외국인 근로자들과 씨름하고 있을, 세상에 법 없이도 살 내 동생.
언제나 좋은 세상 오려나?
“선비가 되는 길”
‘도산 선비정신연구원’에서 오셨다.
오전 4시간을 통으로 써가며 선비를 만드시는 중.
나보다 선배님들이시다.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요즘 가수 BTS 영상 하나 볼까요?
”와! 요즘 아닌데 “
뒤에서 들어보니 안 해도 될 말을 해서 항상 빈총 맞는 혁이다.
한 달이면 이미 옛날이 되는 세상.
자는 아이들, 떠드는 아이들 사이에서 고군분투하고 계신다.
아마 내 모습도 저랬으리.
속에서는 지금 검은 연기가 피워 올라가고 있을 것이다.
공수 자세는 남자는 왼손을 위로, 여자는 오른손을 위로.
인사가 끝난 후에 고개를 들고 안부 말을 한다는 것.
나도 배운다.
뒤에서 뻘쭘하게 서 있는 것이 더 고통이다.
서로를 위해 2교시부터는 고개만 내밀고 실로 돌아온다.
죽어라 강의했는데, 끝 종이 울리자 바로 일어서는 알베.
그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이르고 다시 수업을 마무리하는 전직 교장 선생님.
너무 속 끓이지 마세요.
그 아이는 다문화가정의 아이인데, 우리 아이들보다 더 한국적이랍니다.
서울 도성길을 찾고 있다.
다음 주는 재택근무를 신청했으니 특별한 일이 없으면 자유의 몸.
학교에 출근하겠다고 했더니, 부장 선생님은 학교에 아무도 없다.
여러 사람 불편하게 하지 말란다.
못 이기는 척 EVPN까지 신청했다.
마지막 시간은 장기 자랑.
사탕을 산만큼 쌓아놓고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설왕설래.
그렇게 까불던 녀석들이 코가 쏙 빠졌다.
공식적으로 나서서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 부담스러운 모양이다.
결국 고르게 과자를 나누고 괴담이라도 보겠다고 노트북을 달란다.
TV 속으로 빨려드는 아이들.
준 것 없이 미운 놈도 있고,
받은 것 없어도 이쁜 놈이 있다.
사람이니까!
속이야 어찌 되었든 다 좋게 가지고 가리라.
사무실의 물건들을 정리하느라 바쁘다.
싹 다 쓸어 버린다. 깨끗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