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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손잡고 1
22화
벚꽃
2024.04.02. 화
by
고주
Apr 28. 2024
<
벚꽃>
소란스럽다
벚꽃 벌어지는 소리
고양이 젖꼭지만 한 꽃들이 톡톡 터진다
꽃 하나에 보고 싶은 얼굴 하나
돌아 돌아 두어 달 전 학교 아이들까지
반갑고 고맙고 아련하고
그런데 왜?
교감 선생님 얼굴이 뿌옇지
오라버니 대하듯 정 있게 해 주셨는데
아직 덜 돌아온 내 얼굴이랑
어디서 우둑하니 앉아있나 보다
며칠 간절하게 불러 봐야겠다
여성청소년과 여경 2분과 학생 맞이를 한다.
여성과 청소년이 보호받는 세상을 위하여.
5반 수업.
음수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모양이다.
세뱃돈 엄마에게 빼앗긴 것.
학습지 찢어버린 것.
그나마 별 하나가 폭발하고 4개가 따라 폭발해서 별 5개 줄었다가
중1답다.
급훈이 ‘옆 반보다 잘하자’ 란다.
아이고, 죽을 길로 들어섰구나.
비교하면서 산다는 것이 지옥문으로 들어가는 것이란다.
교장 선생님의 간곡한 메시지다.
안전 검사 전까지 임시 화장실을 이용해 달라는.
남교사용 화장실에 소변기가 없다는, 학생 칸에 소변기가 3개밖에 없다는.
설계 도면부터 꼼꼼하게 챙겨보지 않았다면 그 책임은 오롯이 그분의 몫.
변경하려면 그 경비며 공사 기간은 또 어떻게?
모른다, 그걸 겪어본 사람 말고는.
가만히 논다고 하겠지, 어깨를 누르고 있는 책임이라는 무게.
그래서 빨리 벗어버리고 싶은 것이다.
시간이 왜 이렇게 많지?
생각해 보니,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 엉덩이가 의자를 깔고 거드름을 피우고 있다.
초심을 잃은 것이다.
예방교육을 36년간 메고 다녔으면서 1달 만에 잊어먹다니.
왜 학생 곁으로 가야 하는지 새기고 또 새겨야 한다.
거북이 게임, 토끼 게임.
주사위를 던져 윷판처럼 생긴 판을 돌아와 카드를 가져가는 게임.
들고 있는 카드에서 이미지가 비슷한 단어나 몸동작으로 주제를 알려주면 비슷한 카드를 내놓고 주인을 찾는 게임.
머리를 많이 써야 할 것 같다.
승부욕에 불이 붙으니, 교실이 금방 타버릴 것 같다.
귀청이 뚫어질 것 같다.
아이고 맥이 탁 풀린다.
이것이 풀린 날씨도 한몫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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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를 신으로 모시는 고주망태입니다. 36년의 교직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이제 진정한 자유인이 되고 싶은 영원한 청춘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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