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잡러의 일주일 루틴
N잡러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무엇일까? 아마도 화려한 멀티태스킹일 것이다.
평일에는 직장인, 주말에는 사장. 겉보기엔 꽤나 멋진 타이틀이지만, 현실은 그렇게 우아하게 굴러가지 않는다. 비록 주말에만 가게로 출근한다 할지라도 한쪽에서 '사장'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이상 평일 내내 터지는 가게의 대소사로부터 절대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매장 정전, 고객의 심각한 컴플레인, 본사의 불시 점검, 이벤트로 인한 배달 주문 폭주, 알바생의 "사장님 저 오늘 못 갈 것 같아요"라는 당일 결근 통보까지. 사장이라는 자리가 물 위에 떠 있는 고고한 한 마리의 백조인 줄 알았다면 완벽한 착각이다. 현실의 자영업자 사장은 그저 물밑에서 미친 듯이 발을 동동 구르는 한 마리의 오리일 뿐이다.
그나마 내가 가게를 지키고 있는 주말에 터지는 사고라면 양반이다. 진짜 피가 마르는 건 평일, 내가 회사 파티션 안에 갇혀 있을 때 벌어지는 사건들이다. 이 모든 벼락같은 상황들은 전적으로 현장에 있는 매니저에게 위임하고 수습을 부탁해야 한다.
흔히들 '오토 매장'의 핵심이 무인 시스템이나 키오스크인 줄 안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오토 매장을 굴러가게 하는 진짜 동력은 전적으로 '사람'에게 달려 있다. 현장을 지키는 직원을 100% 신뢰하지 못한다면, 직장 생활과 자영업을 병행한다는 건 애초에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이다.
그리하여 나는 일주일 내내, 주 7일을 꽉 채워 일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직장에서 이리저리 달달 볶이다 보면 주말의 내 주방이 간절해진다. 반대로 주말 내내 주방에서 채소와 씨름하며 육체노동을 하다 보면, 당장 월요일에 에어컨 빵빵한 사무실 내 자리에 앉아 키보드나 두드리고 싶어진다.
남들이 보면 혀를 내두를 만큼 빡센 일정이지만, 솔직히 말해 나는 이 극단적인 시소타기를 은근히 즐기고 있다.
주말 내내 몸을 혹사하고 맞이하는 월요일 출근길은 묘한 해방감마저 주니까. 남들 다 걸린다는 월요병? 그런 걸 느낄 새도 없다.
월요병이 없는 직장인이자, 주말이 없는 사장. 너무 쉼 없이 달리는 거 아니냐고, 도대체 언제 쉬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늘 한결같다.
"진짜 쉬고 싶은 날엔, 그냥 회사 연차 쓰면 되지!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