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교사란 프레임을 씌우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임을 씌운다'라는 표현이 긍정적으로 들리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나는 매일매일 프레임 씌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금 8년 차지만 이 프레임을 씌우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은지는 한 5년 정도 되었다.
그 프레임은 바로
착한 건 예쁘고 좋은 것
나쁜 건 못생기고 안 좋은 것
이라는 프레임이다.
아이들은 아직 머리가 말랑말랑하고 선입견이나 편견이 별로 없다.
즉, 무엇이든 그릴 수 있는 스케치북 같은 상태이다.
그래서 어른이 그 스케치북에 어떤 그림을 그려주느냐가 되게 중요하다.
이때 그려진 그림이 아이의 평생을 좌우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스케치북에 매일매일 그림을 그린다.
착한 건 좋은 거야.
배려하고 존중하는 건 예쁜 거야.
고운 말을 쓰는 게 사랑스러운 거야.
그리고 아이들끼리 다툼이 나거나 했을 땐 이런 그림을 그린다.
폭력적인 건 안 좋은 거야.
욕하는 건 보기 싫은 거야.
괴롭히는 건 못생긴 거야.
그렇게 단순하지만 확실한 흑백 구분을 해준다.
사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좀 더 세분화되고 다분화된 사고를 하게 되면 좀 더 철학적으로 설명해줄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지금은 이런 단순한 구분을 해주는 것이 매일매일 진행하는 훈육에 효과적이다.
(애들은 말이 길어지고 어려워지면 안 듣는다..ㅋ 진짜 물리적으로 '듣기만'할 뿐 팅팅 튕겨냄..)
이렇게 단순히 선악 구분을 해줘도 늘 잊어버리는 게 아이들이다^^;ㅋㅋ
그래서 매일매일 나는 이 단순하지만 명확한 메시지를 던진다.
와, 배려하다니 예쁜걸?
아니야. 폭력적인 건 나쁜 거야.
매일매일..
프레임 씌우길 반복하고 또 반복한다.
지금 당장은 알아듣지 못할지라도 아이들 잠재의식 깊숙한 곳에 이 프레임이 자리 잡길 기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