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2
자신감, 자만심, 자존감 이 세 단어 중에서 아마도 가장 중요하고 가치있는 단어는 자존감일 것이다. 자신감은 자신(自信), 즉 스스로를 믿는 마음이다. 어떤 일이 생길 때 그걸 자신의 능력만으로 극복해 낼 수 있다는 어쩌면 자기만의 일방적 믿음에 불과하다. 자만심은 단어의 중간에 거만하고 오만하다는 '만(幔)'이 들어가 있듯이 남의 의사나 평가와 관련 없이 자기 스스로 자기와 관련된 것을 자랑하거나 거드름피우는 마음을 의미한다. 어떻게 해석해도 자만심은 좋게 해석이 어려운 단어일 뿐이다.
반면 자존감은 자기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기 자신을 그 자체로 존중 혹은 사랑하는 마음을 뜻한다. 여기에서 자신감, 자만심 그리고 자존감의 차이를 구별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이와 같이 매우 극명하게 차이가 나는 것을 활자를 통해 시각적으로 되돌아 볼 필요가 있어서 굳이 설명을 길게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자존감을 어떻게 하면 내 사고와 의식의 한 가운데 밀어 넣어 언제나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
쉽게 생각하면 그냥 내가 '자존감'을 언제나 갖고 있기만 하면 된다. 문제는 그게 간단치 않다는 것이다. 아쉽게도 우리는 보통 자존감을 손쉽게 잃고 방황하곤 한다. 우리의 자존감이 낮아지면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먼저 부정적인 자기와의 대화가 증가한다. 스스로를 비하하는 것이다. 심지어 남도 자주 하지 않는 나에 대한 비난을 스스로 앞장서서 하곤 한다. 이것 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너무 빈번하게 스스로를 깍아 내린다. '이 바보야!'라고 속으로 이야기한 적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기 반성과 자기 비하는 차이가 매우 크다. 우리는 반성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비하인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스스로 고립되려고 노력한다. 개인별 성격상 그럴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도 많다. 새로운 인연과 이어지는 관계 속에서 새로운 거절 혹은 비판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그 이유중 하나일 것이다.
우리는 너무 완벽하게 일을 해 내려고 할 때에도 자존감이 무너지곤 한다. 실수를 두려워해서 지나치게 완벽을 추구하는데 이는 스스로 만족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타인의 인정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그 이유로 존재할 것이다. 이 외에도 자존감이 낮을 때에 감정적으로 불안해지며, 방어적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비판에 과민하거나 한 경우가 그것이다. 회사에서도 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유독 화가 많거나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의외로 그 '높은 사람'이 자존감이 떨어져서인 경우도 잦다. 보통 회사의 일은 부하직원의 지원과 도움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그 일은 당연히 '상사'인 자신과도 관련되는데 따라서 그 일이 잘못 될 경우 '높은 자리에 있는 자신'보다 '더 높은 자리에 있는 상사'의 비난이 있을 것에 대한 두려움이 그 '높은 사람'을 화나게 하는 것이다. 어쩌면 '화'라는 형태를 띈 '두려움'일 것이다. 아쉽게도 이런 사람(상사)은 도처에 깔려있어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조직 생활을 해 본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몇 명 정도는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당신이 머릿속에 떠올린 바로 그 사람이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다. 쉽지 않겠지만 그를 미워하지 말고 대신 안타까워 하길 바란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타인과 비교하는 일에도 매우 부지런하다. SNS나 주변인들과의 모습을 자신과 비교하여 끊임없이 '존재하지도 않는' 열등감을 창조해 내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타인의 평가에 너무 의존하기 때문에 외부의 인정이 없다면 자신에 대한 가치를 별로 느끼지도 못한다. 아무리 스스로 마음에 들게 꾸미고 모임에 나가도 아무도 칭찬을 하지 않으면 금새 정신적, 육체적으로 위축된다. 내 차림이 이상한가 의심이 되어 자신의 옷매무새를 계속 다시 살펴보고 자세를 고쳐 앉기도 하며 별 것 아닌 말에 괜히 마음까지 상하기도 한다. 그리고 혀는 굳어 버려서 말까지도 더듬는다. 나는 이렇게 멋지게 준비했는데 아무도 인정을 하지 않는 것을 보니 내가 형편 없음에 틀림이 없다는 말을 '남이 아무도 하지 않았는데' 스스로에게 수 백 번을 반복한다. 너무 극단적인 묘사일지도 모르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실제로 이런 사람들은 아주 흔하다.
이와 같이 낮은 자존감은 다양한 형태로 표출이 되는데 어느 것 하나 좋다고 평가할 수 있는 양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자존감은 왜 낮아질까가 궁금해진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자신에 대한 사랑의 부족'이 그 근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이라면 자존감에 대한 가장 적합한 정의는 자신을 얼마나 많이 사랑하느냐에 밀접하게 관련된다. 당연한 말이지만 자신을 사랑할수록 자신감이 높아지고 그런 감정은 자존감의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자신을 사랑할수록 목표한 일을 더 잘하게 된다. 태도는 더 긍정적이 되고 더 활력이 넘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일을 하게 되니 목표한 일을 더 잘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이 좀 애매하긴 하다. 성격도 엉망이고 타인에 대한 배려도 없는 사람이 그런 자신의 모습이 바로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라고 주장하며 그 모습으로 그대로 '자신있게' 살아가는 것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주장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그러나 이렇게 통념에 어울리지 않는 주장은 비록 자신이 아무리 주장해도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으면 '자존감'은 영원이 우리 가슴속에서 싹트지 못할 것이다. 간혹 그 싹이 머리를 디밀더라도 우리 스스로 다양한 부정적 감정에 더 관심을 기울일 때마다 그 싹은 트지도 못하고 썩어 버리고 말 것이다. 자존감이 떨어지는 것은 이렇게 외부 요인이 아니라 내부 요인에 의한 경우가 거의 대부분일 것이다. 자존감이 없으면 우리는 타인을 사랑하기도 매우 어렵다. 자신을 사랑해야 자존감이 생긴다는 관점에서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자존감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타인을 사랑하기도 어렵다는 말이다. 쉽게 말해서 우리는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것을 타인에게 줄 수가 없다.
돈이 있어야 타인에게 그 돈을 줄 수 있다. 내가 지식이 있어야 그것을 필요로 하는 타인에게 가르침을 줄 수 있듯이 말이다. 그리고 사랑 역시 우리가 갖고 있어야 어떤 형태로든 베풀수가 있다. 이렇게 없는 것은 결코 내어 줄 수가 없는 것이다. 일반화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서 사랑받고 자란 사람이 더 잘 사랑을 준다고 하지 않는가? 반대로 사랑을 주는 것에 인색한 사람은 어쩌면 그런 사랑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지 않을까? 이런 측면이라면 오히려 사랑을 주는 것에 인색한 사람은 비난의 대상이기에 앞서서 불쌍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모르는 타인들이 그에게 살면서 '받은적도 없는 사랑'을 기대하고 그는 받은 적이 없는 그것을 줄 수 없는 상황이니 어쩌면 오히려 그가 피해자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자존감이 높은 사람의 경우 언제나 남을 배려하고 친절한 경우가 많다. 메스컴에 나오는 사람들 중에서 유독 친절하고 배려심 넘치는 사람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화면을 통하여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이 그럴 뿐만 아니라 그가 없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타인의 그에 대한 평가까지 그런 셀럽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누구라고 언급을 하지는 않겠지만 그런 유명인들 말고도 우리 주변에서도 그런 사람을 찾을 수 있다. 만약 당신의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 곁에 있을때 언제나 편안하고 안락하며 왠지모를 '이해' 혹은 '사랑'을 받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나와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람에게서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면 아마도 그는 정말 엄청나게 스스로를 사랑하는 높은 자존감의 소유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다. 물론 사랑을 받고 자랐을 가능성도 높을 것이다.
반면 능력이 매우 높고 재력도 매우 뛰어나지만 언제나 사납고 거친 사람도 많다. 이들은 하나같이 언제나 화가 나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지만 아마도 그들은 자존감이 그렇게 높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높은 위치에 있어도, 아무리 많은 재산을 가져도 그가 스스로를 사랑하고 있지 않다면 그는 영원히 앞서 말한 다양한 부정적 감정 상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다. 타인과의 비교, 완벽주의 또는 너무 과도한 노력(능력에 맞지 않는 시도), 방어적 태도(타인의 입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감정적인 불안감, 과도한 인정 욕구 등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부정적 감정 상태에서 말이다. 이런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을 따로 존재하는데 여기에서는 더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다. 지금도 글이 너무 길어졌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가 스스로를 사랑하면 할수록 우리의 자존감은 하루하루 견고해 진다. 그리고 너무도 다행스럽게도 자존감은 모든 형태의 두려움 혹은 부정적 느낌과 반비례한다. 따라서 자신을 사랑할수록 예기치 못한 실패 혹은 내가 너무도 싫어하는 거절의 상황을 맞이 해도 부정적 감정이 발생하지 않게 된다. 즉 그런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해서 자존감을 높이면 두려움까지 제거하게 되니 일석삼조다.
우리는 언제나 주변에 대한 불만족감을 갖고 있다. 누구는 이래서 부족하고 어떤 상황은 이런 문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짜증이 난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나 말고 내 주변의 상황이나 사람들이 변화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이제까지 경험해 왔겠지만 나 말고 주변이 먼저 변하는 경우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먼저 자신이 변해야 한다. 그 변화의 시작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는 데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나를 진정으로 인정하고 사랑할 때 비로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사랑의 진정한 싹이 트기 시작할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나의 자존감은 조금씩 자라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견고히 성장시킨 나의 자존감은 나를 가능한 많은 부분을 배려하고 사랑할 수 있는 모두를 위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훌륭하게 완성된 나의 자존감은 나를 포함한 모두에게 매우 요긴하게 사용될 것이다.
오늘도 모든 사람이 자신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바탕으로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하루가 되길 바란다. 나를 포함한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스스로를 사랑하며 자존감을 키워가기를 희망해 본다. 물론 타인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는 없으니 나부터 실천 해야 할 일이긴 하다. 어쩌면 나만 변하면 사실 내 주변은 크게 변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다(적어도 내 경험에 따르면 이말이 맞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