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인터넷 사이트에서 본 몇 개의 문장을 보고 떠오른 생각에 대한 기록이다. 주로 돈 이야기와 인간의 건강 수명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60세 전후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자주 까먹고 있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돈은 능력으로는 얻을 수 있어도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없다.
이 부분은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는 뻔한 말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능력(돈)이 있으면 그걸로 시간을 사고 나는 다른 것을 더 할 수 있으니 시간을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다. 이 말도 맞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삶과 죽음에 대한 것이다. 죽을 병이 들면 대부분의 경우는 돈도 거의 소용이 없다는 의미이다. 이 문장은 그러나 돈의 무가치함에 대한 말이 절대로 아니다. 단지 시간의 소중함에 대한 말이다.
사람들은 보통 돈이 많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많으면 돈이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온통 자신의 시간을 저당 잡혀서 많은 돈을 벌지만 정작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부족하니 그 돈을 마음껏 쓸 수 없게 된다. 농담처럼 하는 이야기로 의사보다 의사의 아내가 최고라고 하는데 이말이 그말이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매우 예외적인 경우이다. 대부분의 경우 돈이 많으면 시간적 여유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돈이 많은 상황에서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그 돈을 알차게 사용하기 위하여 너무 욕심을 부려서 다양한 일을 하려고 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일주일에 두 세 번은 골프를 쳐야 하고, 친구들과 유흥도 즐겨야 하고 가족과 외식도 해야 하고 공연도 보는 등 문화 생활도 해야 하고 또 자주 해외여행도 다니려면 거의 매일 매일 바쁜 일정을 세울 수 밖에 없다. 이러면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다. 바쁜 일정 중에서 몇 가지만 줄이면 여유로운 시간을 어느 정도는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사람은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보다 과도하게 많이 사용하려고 한 것이 문제다. 시간은 부족하지 않았다. 욕심과 욕망이 과했을 뿐이다.
제일 좋은 것은 아마도 돈도 많고 시간도 많은 것일 것이다. 돈의 많고 적음은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서 사람별로 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백억도 푼돈으로 느낄 것이고 어떤 사람은 1억도 큰 돈으로 느낄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욕심이나 욕망의 크기에 따라서 많고 적음에 대한 개인적인 가치 판단이 결정된다. 즉 진짜로 돈이 얼마나 많이 있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돈에 대해서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냐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시간도 마찬가지이다. 어차피 24시간으로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을 어떤 사람은 늘 바쁘다고 느끼고 또 어떤 사람은 여유를 찾는 삶을 산다. 역시 삶의 방식 차이가 시간에 대한 인식 차이를 만든다.
돈도 중요하고 시간도 중요하다. 어느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 따라서 둘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특히 너무 과도하게 돈에만 치중하여 삶을 다 소모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그리고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24시간씩 주어진다는 것을 잊지 말고 매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며 삶을 꾸려가야 할 것이다.
Forbes 지에 따르면 미국 억만장자(2004~5년 기준)의 평균 사망 나이는 78세 이다. 그리고 미국인 평균사망 연령은 74.5세이다. 조 단위 부자여도 보통 사람보다 불과 3.5년 더 산다.
아무리 큰 돈을 들여도 죽음을 장기간 피하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문장이다. 위 내용은 무려 20년 전 통계이고 그 동안 평균 수명은 증가하였다. 다만 최근 몇 년간은 마약, 코로나 등으로 미국의 경우는 오히려 평균 수명이 일부 줄었다고 한다.
다들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평균 수명이 증가한 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출생한 아이 기준으로 기대 평균 수명은 82.7년이다. (출처: 2022년 생명표, 통계청). 남자는 79.9세, 여자는 85.6세였다. 2022년 출생한 아이 기준이니 이미 50대를 지나고 있는 나 같은 사람들은 이보다는 분명히 낮을 것이다. 내가 남자이니 남자 기준으로 보면 75~76세 정도일지도 모른다. 물론 어떻게 관리하냐에 따라서 더 짧아질 수도 있고 훨씬 더 길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평균 기대 수명과 다른 의미인 건강 수명은 또 다른 수치를 이야기한다. 역시 22년 기준으로 건강 수명은 65.8세이다. 남자는 65.1세, 여자는 66.6세이다. 건강 수명의 경우는 기대 수명과 달리 크게 증가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즉 오래는 살겠지만 건강한 노년을 맞이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에 겪지 못했던 다양한 환경 문제 등에 따른 질병이 증가하면서 한국인의 건강 수명은 대략 65~66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따라서 사망할 때까지 통과해야만 하는 평균 유병 기간이 남자는 14.8년, 여자는 19년에 달하게 된다. 쉽게 말하면 남녀 모두 65년 정도는 건강하게 살다가 약 17년간 크든 적든 병에 시달리다가 삶을 마감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너무 우울해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 수치는 평균일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평균 이상을 '달성'하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하면 건강 수명은 증가시킬 수 있고 유병 기간은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다.
앞서 미국의 경우 억만 장자의 평균 수명이 보통 사람과 비교하여 불과 3.5년 정도 더 길다고 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떨까? 놀랍게도 오히려 재벌의 평균 수명이 더 낮았다. 한국 CXO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사망한 국내 재벌 62명의 평균 수명은 76.8세였다. 대한 민국 평균 기대 수명인 83.5세보다는 6.7세나 낮고, 2022년 기준 남성 평균 수명인 79.9세 보다도 3.1세가 낮다. 인간의 삶을 단순이 얼마나 돈이 많냐로 서로 우열을 가릴 수 없듯이 얼마나 오래 살았냐도 삶의 궁극적 우열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아무튼 단순한 통계일 뿐이기는 하지만 꼭 돈이 있다고 하여 삶을 더 길게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인생은 60부터가 아니라 60까지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인생이 60부터가 아닌 것은 당신이 거울에 당신의 모습을 비춰보면 알게 된다.
물론 건강 관리를 정말 잘하고 외모 관리 또한 매우 훌륭하게 하고 있는 일부는 인생이 정말로 60부터 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최근에는 실제 나이에 0.7을 곱한 것이 진짜 나이라는 주장을 할 정도로 사람들이 나이에 비하여 덜 늙고 더 활동적이다. 그래서 언뜻 보기에 40대로 보이는 60대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60대는 60대로 보인다. 가끔 매스컴에서는 50대 중반이 훌쩍 넘지만 '언뜻 보기에' 나이에 비하여 젊어 보이는 여성이 출연하곤 한다. 그리고 사회자는 정말 관리를 잘해서 30대 초반으로 보인다는 칭찬을 하면서 그녀의 동안 비결을 묻곤 한다. 그리고 그 '젊어 보이는 여성'은 기쁨과 행복감을 느끼고 얼굴에 큰 미소를 지으면서 친절하게 그녀만의 비결을 설명한다. 역설적으로 '큰 미소'를 지은 관계로 눈가에는 그녀의 실제 나이를 알아채도록 하는데 모자람이 없는 주름이 가게 되고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런 '젊어 보이는 사람들' 중 일부는 정말 나이에 비하여 젊어 보이긴 하지만 절대로 20년씩이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드물다. 단정하고 젊은 옷차림과 비교적 잘 관리된 피부 상태 그리고 약간의 메이크업과 운동으로 다져진 꽂꽂한 자세 등 여러 면에서 젊어보일만한 요소가 보통 사람들 보다는 더 있기 때문에 실제 나이보다 더 젊어 보이는 경우가 많다. 사실 '젊어 보인다'는 말 자체에 이미 젊지 않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젊어 보인다'는 말의 실제 의미는 '딱 보면 나이가 들어 보이는데 잘 포장해서 실제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가 맞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외형적인 요소가 제거되면 결국 자신의 진짜 나이와 별로 차이 없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외모의 차림새에 따라서 10년은 젊어 보이기도 혹은 늙어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인생은 60이면 다 끝나니 포기하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60이면 결코 남겨진 시간이 길지 않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더 벌어서 쌓기만 하려는 욕심을 누를 때가 되었고 어느 정도 쌓았다면 나눌 때도 되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나도 이제 4년 밖에 남지 않았다. 결국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은 60까지는 열심히 노력해서 쌓고 60부터는 나누라는 말일지도 모른다.
미디어에서 매일 떠들고 있는 백세시대는 금융, 의료, 제약, 건강 보조제 업자들의 마케팅일 뿐 현실성이 없다. 역시 거울을 보면 70세만 넘어도 100세는 요원하다는 강한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은 나도 매우 강하게 동의하는 내용이다.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100세 언저리에 있는 분들은 매우 드물다. 사실 나는 100세 넘은 분들은 TV에서나 봤지 실존 인물은 본 적이 없다. 대부분은 그럴 것이다. 물론 지금 90대 이상의 분들은 1930년대 생으로 건강 수명이나 기대 수명이 매우 낮았던 세대이기 때문에 그분들이 많이 계셔야 주변에서 100세 언저리 어르신들을 뵐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인 점도 있다. 행정동별 연령별 인구현황(mois.go.kr) 자료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100세 이상 인구는 8722명이다. 내가 살고 있는 인천의 경우 총인구 301.1만명에 백세 이상 어르신이 492명이 생존해 계신다고 한다. 비율로는 0.016%이다. 100세 인구 대부분이 요양원에 계시기 때문에 넉넉히 잡아서 이중 20%가 거동하신다고 가정하면 약 98명의 100세 어르신이 인천 이곳 저곳으로 마실을 다니고 계실 것이다. 98명은 인천 총 인구 대비하여 0.003%이다. 즉, 우리가 3만명을 만나면 그중 한 분이 100세가 넘은 어르신일 가능성이 있다는 계산이 된다.
어떤 사회 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평생 중요하게 알고 지내는 사람의 수는 대략 3,500명이라고 한다. 이걸 파레토 법칙에 따라서 역산하면 3,500 X 5 = 17,500명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즉 평균적으로 한 사람이 평생토록 만나는 사람의 수는 17,500명 수준이라는 것이다. 단순 추정이긴 하지만 이 기준이라면 내가 인천에 사는 한 100세가 넘은 어르신을 만날 가능성은 없다. 단순한 추정치이고 대략적인 계산이니 너무 팩트에 민감할 필요는 없지만 이런 추정은 그만큼 100세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으며 따라서 그런 분들을 만날 가능성도 낮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건 다시 말해서 우리도 100세가 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2022년 생명표’라는 통계를 보면 2022년에 출생한 아이의 기대 수명은 83세 수준에 불과하다. 이를 통하여 유추해 볼 때, 앞으로 수 십 년이 지나도 우리들 주변에서 90대 혹은 100세 부근의 어르신들을 자주 뵙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런 분들 중에 현재 50~60대인 나나 당신이 포함되기가 쉽지도 않을 것 같다.
어제 부산을 다녀왔다. 87세로 작고하신 처고모상 조문이었다. 안타깝지만 그래도 평안하게 심장마비로 큰 고통 없이 돌아가셨다고 한다. 왕복 880km를 11시간 동안 운전해서 다녀왔다. 장시간 운전은 날이 갈수록 힘겨워진다. 다리가 저리고, 허리와 어깨가 쑤신다. 눈은 침침하여 거치된 네비게이션 화면의 글씨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래픽으로 표현되는 도로의 형태 그리고 네비게이션 안내 목소리에 의지하여 운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간혹 룸미러를 통하여 내 얼굴을 보게 되는데 그때마다 하루하루 노쇠해 가는 구나 하는 생각을 피할 수 없다.
난 이제 만으로 56세를 향하여 가고 있다. 60도 아니란 말이다. 그 나이에 건강 관리를 어떻게 했냐는 핀잔을 들을 수도 있지만, 사실 40대 후반만 넘어가도 인간의 노화는 상당히 급속도로 진행된다. 술과 담배, 회사에서의 스트레스, 가정 문제, 기타 개인사 등 다양한 상황 속에서 20~30년 이상을 살아낸 후에 만나게 되는 40대 후반 혹은 50대의 인간이 건강을 제대로 유지하기는 어려운 모양이다.
당신의 나이는 몇 살인가? 나이에 비한 건강 상태는 어떤가? 주변에 같이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의 상황은 어떤가? 그들이 정말 60세부터 새로운 인생을 살 정도로 건강과 활력이 넘쳐 보이는가? 나이가 들어서 늙은 것이 아니라 생각이 늙으면 정말 늙은 것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이런 말은 단지 나이든 사람을 공경하는 의미가 조금은 담긴 미사여구가 아닐까? 앞서 말했지만 거울을 보라. 그래서 위 문장을 내식으로 정정하면 이렇다.
‘나이가 들어서 신체적으로는 늙었지만 최대한 건강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균형잡힌 생활 태도를 유지하면 나이 보다는 더 젊은 삶을 살 수 있다. 그러나 나이가 젊더라도 건강하지 못한 생활 태도와 부정적인 사람은 나이 보다 더 늙은 삶, 즉 활력 없는 삶을 살 게 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신체적으로는 늙었지만 그 늙은 신체를 가능한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 남은 삶을 잘 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결론적으로 나이가 들면 신체가 늙는 것이 맞고 그 기준은 대충 60전 후가 될 것이고, 따라서 그 늙은 몸을 잘 관리하고 운용해서 남은 여생을 잘 살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마치 우리는 90세 혹은 100세까지 건강한 삶을 누릴 것 같은 착각을 하고 그 먼 미래를 대비하기 위하여 현재를 모두 저당 잡히면서 삶을 살아가는 것 같다. 기대 이상의 장수 위험은 당연히 대비해야겠지만 그런 미래에 대한 준비와 대비에만 모든 것을 걸고 인생을 과투자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글을 통해서 60넘으면 인생 끝이니 막살자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과한 것은 모두 문제가 있으니 먼 미래에 대한 걱정과 고민도 너무 과하게 하지 말자는 것이다. 다시 한 번 우리 주변을 둘러보자. 90넘은 분이 몇 분이나 계신가? 그 분들이 80혹은 85세 이후에 정상적 삶을 사는가? 긍정적인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제는 우리(50~60대)가 뭘해야 할지 각자가 다시 고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