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준비, 액션 그리고 반응
5. '남보다 나은 실수'를 하라. (p79 ~ p81)
계획에 전념하려면 어떤 결과든 감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어떤 결과가 닥치더라도 기꺼이 수용하겠다는 마음 자세가 필요하다. 당신이 진정으로 전념했다면 스윙이 어떤 결과를 낳더라도 기꺼이 받아들이게 된다.
우리는 로봇이 아니다. 아무리 뛰어난 골퍼라고 해도 매번 똑같은 스윙을 할 수는 없다. 실수를 기꺼이 용납할 수 있어야 한다. 스윙이 매번 달라지는 것까지도 용납할 수 있어야 한다. 골프는 확률 게임이다. 자신의 실수에 대해 너그러워야 한다. 정상급 프로 골퍼들이 남보다 나은 실수를 할 때 우승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어떤 상황이든 용납하는 100% 낙천적인 사람이 되어라. 다만 샷을 하기 전에 온 정신과 몸을 샷에 집중하고 그 결과를 가감 없이 100%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그리고 당신 자신에게 너그러운 사람이 되어라.
자신을 먼저 용서하라
남이 나를 용서하지 않고 받아들여 주지 않는 것도 문제이지만, 자신이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것은 더 문제다. 범죄자들도 대부분 무죄를 주장한다. 어떤 극악무도한 죄를 저질렀었도 그 범인은 거의 99% 이상 1심에서 내려진 형량에 만족하지 못하고 항소한다. 자기가 과한 처벌을 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가슴속 깊은 곳에서는 자신의 무죄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을 것이다.
당신이 샷 실수를 했다고 하여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왜 자책하는가? 그냥 아쉬움에 살짝 한숨이 나온 정도라면 모르지만 그게 아닌 사람도 많다. 특히 실수가 반복될 때는 감정이 상하고 수치스러움 혹은 당혹감을 느끼면서 스스로 왜소해지는 것을 느끼지 않는가? 이건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타인도 아닌 자신 스스로 말이다. 앞서 이야기한 범죄자 이야기로 돌아가면, 전과 10범도 1심에서 자신의 예상보다 높은 형량을 받으면 거의 예외없이 항소한다. 2범도 아니고 3범도 아닌 전과 10범이 말이다. 그들도 자신을 우선적으로 용서한다. 그러니 샷 몇 번 실수했다고 절대로 자신에게 스스로 유죄를 선고하지 말라.
이렇게 당신도 당신이 실수를 하더라도 자신을 먼저 용서하기 바란다. 범인처럼 항소할 필요도 없다. 그냥 용서하면 된다. 골프 한 샷 잘못쳤다고 자신을 자책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말이다. 당신이 직장인이라면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일이 좀 잘못되었다고 하더라도 고의가 아니라면 자책하지 말라. 물론 겉으로 난 아무 잘못 없다고 떠벌리라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으로 하라는 말이다. 그리고 이것은 본인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는 전제이다. 당신의 상사도 당신이 최선을 다 했다는 것을 알면 당신의 실수를 문제 삼지 않고 용서할 것이다. 물론 그런 상사는 많지 않다. 만약 당신의 상사가 그런 상사라면 당신의 운이 너무 좋은 것이다.
실수는 불가피하다
사람은 실수를 피할 수 없다. 사람이 로봇은 아니지 않는가 라고 하면서 사람의 실수에 정당성을 부여하곤 하지만, 사실 로봇도 실수를 한다. 따라서 사람의 실수는 정당성을 부여받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당연한 팩트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실수는 불가피할 것임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해야 할 것은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뿐이다.
로봇은 어떻게 '실수 혹은 오작동'을 할까? 소프트웨어가 잘못될 수도 있다. 그리고 강철로 만들어진 부품도 피로한도가 쌓이면 틀어지고 휘어지면서 오작동을 유발한다. 따라서 로봇 할애비가 와도 오랜 기간 작동을 계속하면 언젠가 실수(오작동)는 피할 수 없다. 수십억원을 하는 고가의 장비가 오작동하는 것을 수 없이 봐왔다. 기계에는 허용 오차라는 것이 있다.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아주 미미한 이격이 있기 때문에 그 오차가 어떤 반복된 힘에 의하여 증가하면 이격은 서서히 벌어지고 그게 오랜 기간 쌓이면 허용 오차를 벗어나게 된다. 그럴 경우 기계는 정상 작동에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이것이 결국 오작동을 일으킨다.
기계가 만약 실수(오작동)를 하지 않는다는 명제가 성립되려면, 집에 있는 당신 TV도 고장나지 말아야 하고 비싸게 산 스마트폰도 고장나거나 갑자기 리부팅이 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TV나 스마트폰도 모두 기계다. 따라서 사람의 실수는 지극히 당연히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실수를 어떻게 하면 최소화 할 것인가이고 그 다음은 실수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응하여 문제를 해결하는가이다. 따라서 당신의 실수든 타인의 실수든 실수가 일어나면 그때 해야 할 일은 자신 혹은 타인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수용과 용서인 것이고, 그 후에 즉각적으로 실수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짜는 것이다.
용서는 받아들임이다
골프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받아들임'의 자세를 갖고 실천한다면 세상이 참 아름다울 것 같지 않은가? 받아들임은 배려감, 이해심, 자아 존중, 관대함 등의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상태는 안도감과 안정감을 주게 된다. 이 글에서 이야기하는 용서가 바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받아들임이라는 상태는 어떤 것을 좋거나 나쁘다고 따지고 판단하는 것에 더 이상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수용력이 커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 사람이 소위 말하는 그릇이 큰 사람이다.
당신은 '받아들임'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예를 들면, 회사에서 어린 직원이 큰 실수를 했다고 하자. 그로 인하여 고객의 불만이 크게 생겼고 회사의 비즈니스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그의 실수로 인하여 관리자나 책임자인 당신은 그걸 봉합하고 메꿔야 할 불편한 상황에 이르렀다. 이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상황에 매몰되어 문제를 인지하자 마자 거의 동시에 가슴이 뛰고 얼굴이 붉어지고 짜증이 밀려온다. 물론 대놓고 화를 내는 사람은 적겠지만 이미 그의 표정에서는 좋지 않은 감정이 확연히 느껴진다. 이 관리자는 이미 일어나 버린 타인의 실수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받아들이지 못함'이 '이미 발생된 실수'를 해결하는데 일말의 도움이라도 줬나? 전혀 그렇지 않다. 도움은 커녕 감정에 휩싸여 스스로 과도하게 긴장되고, 그런 불필요한 감정에 '사로잡혀서'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가능성이 오히려 낮아지게 된다. 결국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고, 실수를 한 어린 사원은 내상을 입을 것이다. 근육이 경직되면 샷을 제대로 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근육이 경직된다는 것은 몸을 유연하게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하며 그것은 결국 당신의 스윙을 망친다. 주어진 상황을 받아드리고 이완된 상태가 될 때에만 스윙이 성공할 가능성이 생긴다. 일도 마찬가지다. 어떤 감정에 사로잡힌 다는 것은 정신의 경직을 의미하고 그것은 자유롭고 폭 넓은 사고를 방해한다.
다시 말하지만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당신이나 다른 누가 최선을 다 했다면 그로 인하여 생긴 결과는 그냥 100% '받아들임'의 상태로 '최대한 속히' 수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당신을 사로잡으려는 어떤 감정이 밀려오는 것을 느끼면 그걸 알아채고 거기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한다. 만약 조금이라도 사로잡혔다면 빨리 그 포박을 풀고 당신의 정신을 해방 시키고 '받아들임'의 상태로 들어가야 한다. 물론 어렵다. 말처럼 쉬우면 이미 지구는 천국이 되어 있을 것이다. 다들 알다시피 지구는 천국이 아니다.'받아들임'의 상태에 있는 '용서'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매우 적다는 의미다. 그러나 매우 적지 없지는 않다. 그 적은 사람 중에 한 사람이 나나 당신이 아닐 필요는 없지 않을까?
모두에게 너그러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 특히 자기 자신에게 너그러워야 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했다면 말이다. 나도 나의 글을 용서하기 시작했다. 나름 최선을 다 해도 다시 읽어 보면 재미가 덜하고 지루하다. 그런데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기 때문에 적어도 나는 내 글에 유죄를 선고하지 않으려고 한다. 최선을 다 했으니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