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복무 시절, 나의 아침 루틴
우연히 발견한 10여 년전의 끄적임
21살~22살 군생활 무렵. 나는 마라톤에 매료 되어 있었다. 평상시의 하루 일과는 대충 다음과 같았다.
기상 시간인 8시보다 한 시간 일찍 빠른 7시 무렵에 일어나 부대 내에 있는 체력단련장에 눈을 비비며 나간다. ○○포대에 딱 하나뿐인 2004년산 런닝머신을 켜고, 속도를 10에 맞추고 무작정 달린다.
매일 아침 뛰는 런닝 시간은 대략 3km ~ 5km. 얼마나 아침잠을 줄였는 지에 따라 그 시간은 달라진다.
몇 킬로 미터가 되었든 땀을 흠뻑 흘려 지난 밤의 나른함이 완전히 씻겨 나간 기분이 들면, 런닝머신에서 내려온다.
그 다음 순서는 두 가지로 나뉜다.
땀이 흐르지 않는 겨울이라면 적당히 덥혀진 몸으로 바로 체력단련실 위층에 있는 병사식당에 가서 이른 아침밥을 먹고, 땀이 흠뻑 젖은 여름이라면 1층 샤워장에서 빠르게 몸을 씻은 후, 병사식당으로 가서 적당한 아침밥을 먹는다.
일병 말부터 전역할 때까지 이 생활을 반복한 것을 보니, 적어도 이와 같은 훈련을 적어도 1년 3,4개월은 유지한 것 같다.
그 1년 3,4개월동안 죽을 만큼 힘들다는 생각도 많이 했고, 미친 척을 해서 다른 보직으로 옮길 순 없을까 하는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을 반복적으로 했지만, 심장이 찢어질 듯 아파도 이 루틴을 멈춘 적은 없었다.
* 오래 전 쓰던 공책에서 발견한 메모(?)입니다. 대충 2014~2015년, 대학생 3,4학년 시절에 끄적인 글 같아요. 별 내용은 아니지만 읽고 있으니 오래 전 군인 시절의 고통과 활력이 동시에 느껴지는 오묘한 글이라 보존할 겸 브런치에 남겨 놓습니다.
저땐 참 열심히 살았는데 지금은 썩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에 마음이 씁쓸하네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