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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하프 마라톤을 뛰었다

한계는 내 자신이 설정하는 것

by 옹기종기

2023년 2월 26일. 정말 오랜만에 21.0975km 하프 마라톤을 뛰었다.


내가 참여한 대회의 이름은 '2023 경기국제하프마라톤 대회.'


마지막으로 하프 마라톤을 완주했던 게 2019년의 일이니 약 4년 만의 완주다.


사실 한 달 전쯤 마라톤 대회를 신청할 때만 하더라도 호기로운 마음으로 하프 코스를 신청을 하긴 했지만, 내가 다시 하프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을 거라곤 솔직히 생각지도 못했었다.


근육은 빠질 대로 빠지고 지방은 늘어날 대로 늘어난 현재의 몸을 가지고는 도저히 하프 코스를 제한 시간 내에 완주할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회 당일, 졸린 눈을 겨우 비벼가며 한 발 한 발 앞으로 내딛다 보니 출발 후 두 시간 남짓이 지난 오전 10시 30분 무렵 나는 출발 지점이었던 수원종합운동장으로 멋진 몸을 가진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돌아올 수 있었다.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후련하면서도 뿌듯한 기분이었다.


사진 출처: 2023 경기국제하프마라톤 대회


우리는 살아 가는 중에, 우리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기 자신에 대한 '암묵적인 한계'를 설정하게 될 때가 있다.


어쩌면 지난 몇 년 간 나의 하프 마라톤 완주를 가로막은 것은 과거에 비해 두툼해진 뱃살의 무게 때문만이 아니라, '나는 이제 더이상 하프 마라톤을 뛸 수 없는 사람'이라고 지레짐작한 내 마음 속 한계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다시 하프 마라톤을 뛸 수 있게 된 것보다도 실패의 두려움을 이겨 내고, 그 한계를 깰 수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기쁘다.


- 2023년 2월 26일, 4년 만의 하프 마라톤 완주를 하고 나서


* 배경 출처: 영화 <페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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