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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옹기종기 Mar 04. 2023

vs 공무원, 비교 좀 그만하면 안 될까?

현대차 생산직 이슈를 보며 드는 생각

 지난주, 직장인들 사이 최고 뉴스는 뭐니 뭐니 해도 10년 만의 '현대차 생산직' 신규 채용 소식이었다.


 전공, 학벌, 나이, 성별 등 제약 없이 채용을 진행한다는 소식에 동종 업계 사람들은 물론 일반 회사원들, 취준생들, 자영업자들, 심지어는 업무적으로 전혀 연관성이 없는 행정직 공무원들까지도 앞다투어 현대차 생산직 입사에 도전장을 던졌다.


 한 인터넷 기사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원서접수 사이트의 대기 인원이 접수 첫 날 최대 2만 명까지 늘어났다고 하니, 모르긴 몰라도 엄청난 이슈였던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인 듯하다.


 그런데 현대차 생산직에 대한 이슈가 대한민국을 확 휩쓸고 지나간 이후 각종 인터넷 사이트, 특히 취준생과 직장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는 우후죽순처럼 비슷한 제목의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바로 '현대차 생산직 vs 7급 공무원'으로 시작되는 직업 간의 비교를 주제로 한 글들이었다.


 작성자마다 논조를 조금씩 다르게 하긴 했지만, 결국 요약해 보면 월 200만 원 받으면서 평생 격무에 시달리는 7급 공무원을 할 바에야, 들어갈 수만 있다면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고 연봉과 복지도 빵빵한 현대차 생산직을 하는 게 훨씬 낫다는 식의 내용들이었다.


 그리고 그 아래 댓글에는 공무원에 대한 사람들의 혐오 섞인 표현들과 더불어 몸도 편하고, 마음도 편하고, 돈도 많이 받고, 정년까지 보장 되는 '신의 직장' 현대차 생산직에 대한 사람들의 찬양이 주르륵 달려 있었다.


 현직 공무원 입장에서 봤을 때, 참으로 씁쓸할 수밖에 없는 내용들 뿐이었다.


사진 출처: 인터넷 커뮤니티 <Blind>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비교하는 걸 참 좋아한다.


 좁은 영토에 인적 자원이 풍부한 국가 환경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사람 몇 명만 모여도 우열을 가리고, 등급을 나눈다.


 대학 서열 문화가 그렇고, 직업 간 비교 문화가 그렇고, 사는 지역에 따라 서로 간의 계급을 나누는 문화가 그렇다.


 이번 현대차 생산직 채용을 계기로 언급된 '현대차 생산직 vs 7급 공무원' 이슈가 이러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왜 하필 직업의 우열을 가리는 데 있어서 가장 쉽게 언급 되는 비교의 대상은 언제나 공무원일까?


 대기업과 공무원을, 전문직과 공무원을, 중소기업과 공무원을, 유튜버와 공무원을, 자영업자와 공무원을, 건물주와 공무원을, 백수와 공무원을 비교한다.


 그리고 언제나 그 비교의 끝엔 '몇 년씩 공부해서 그 돈 받으며 공무원 할 바에야, ○○○ 하지!'라는 식의 마무리가 붙는다.


 듣는 공무원 입장에선 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물론 입사 과정과 방법이 너무나도 명확하고, 평생 얼마의 급여를 받는지까지도 명백하게 드러나 있는 몇 안 되는 직업이 바로 공무원이기에, 사람들의 관심도도 그만큼 높고, 그에 따라 이런 비교에도 자주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일 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이제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세상에 어떤 직장인이 자기 직업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하나하나 뜯어가며 품평 하는 것을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부조리한 상황 속에서도 묵묵히 희생해 가며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이 그런 가볍게 쓰인 몇몇 글들 때문에 애써 가지게 된 직업적 자긍심마저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다른 사람들도 조금은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D


 * 배경 출처: MB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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