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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옹기종기 Apr 17. 2023

다 같은 공무원 퇴사자가 아니다

눈에 띄는 공무원 유튜버 이야기

 너도나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브 전성시대'인 요즘, MZ 세대 공무원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역시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고 있다.


 컨텐츠 또한 다양하다. 공무원 시험 정보부터 시작해서 공무원의 직렬별 특징, 공무원 시험 공부법, 공무원 생활 브이로그에 이르기까지.


 몇몇 분들의 유튜브는 개인의 취미생활 수준을 넘어 전문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만든듯한 느낌을 주기까지 한다.


 나 역시도 유튜브는 아니지만 비슷한 형태의 플랫폼인 블로그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공무원 유튜버'분들의 영상을 시간이 날 때마다 챙겨보곤 한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공무원 유튜버분들의 영상을 보고 있으면, 같은 공무원으로서 자랑스럽기도 하고, 또 나 역시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긍정적인 자극이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에 어제 좀 색다른 방향으로 영상을 올리시는 공무원 유튜버 한 분을 발견했다.


 정확히는 '공무원 퇴사자' 유튜버다.


 유튜브 채널명은 '은둔머머리'.


 보통 공무원 퇴사자들이 하는 유튜브는 분위기가 썩 긍정적이지 않다.


 자신이 직접 겪은 공무원 조직의 단점을 지적하는 식으로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이런 사람 공무원 절대 하지마!' 혹은 '공무원, 시켜줘도 안 해!'


 라는 식의 자극적인 제목으로 공무원의 부정적인 부분에 대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마련이다.


 내 블로그 역시도 논조가 노골적이지 않아서일 뿐이지 일반적인 공무원 퇴사자들의 유튜브와 그 결이 많이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이 은둔머머리님의 유튜브는 공무원 퇴사의 이유를 이야기하면서도 결코 공무원 조직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전혀 드러내지 않는다.


 영상의 내용을 하나하나 살펴보다보면 여느 공무원 퇴사자들과 마찬가지로 '생각보다 더 적은 급여''생각보다 더 많은 업무량' 때문에 공직을 그만두신 것 같긴 하지만, 이에 대해 공무원 조직을 탓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는 없다.


 굳이 비슷한 표현을 찾자면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조직’이라고 한 것 정도랄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공시생 시절부터 시작해서 국가직 7급 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다시 수험생이 되기까지 약 5년여의 시간을 시종일관 담담한 어투로 소개하는 영상 속의 목소리가 인상적이다.


 이분께서는 현재 국가직 7급 공무원을 그만두고, 현재 한의대 진학을 위해 다시 수능 공부를 하는 수험생이 되신 상태라고 한다.


 삶에 어려움이 닥쳐도 상황탓이나 남탓을 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이 가야할 길을 걸어가는 이분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공무원 7급에 이은 한의대 도전 역시 이분은 이른 시일 내에 성공하실 거라는 확신이 든다.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현직에 있는 많은 공무원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라도 꼭 한의대에 합격하셨으면 좋겠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삶은 결국 내 자신이 나를 둘러싼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 나를 둘러싼 세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 세상을 박차고 나오면 된다.


 물론 그에 따른 성취와 리스크 역시 오롯이 나의 몫이다. 환경탓 남탓을 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고통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는 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할 뿐, 고통의 원인을 제거하는 방법이 되지는 않는다.


 인정하고 싶지 않을 뿐이지, 우리는 이미 그 사실을 오랜 경험을 통해 뼛속깊이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은둔머머리님의 자신에 대한 확신과 강한 결단력이 참으로 부럽다.


 유튜브 링크를 남겨드리니 관심 있으신 이웃님들께서는 꼭 한번 들어가보시길.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D


 * 배경출처: SBS 드라마 <미세스 캅>


 7급 입직 선물 : 코로나 - YouTube 

(출처: 유튜브 채널 <은둔머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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