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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옹기종기 May 08. 2023

야근이 힘들 땐 조근을 해보세요

물론 가장 좋은 건 정시출근 정시퇴근!

 2020년 구청에서 근무하던 시절, 나에겐 야근이 일상이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퇴근 후의 시간이 되고 나서야 진짜 '내 일'을 할 수 있었다.


 근무 시간 중에는 각종 민원 전화와 타 부서에서 걸려오는 업무 전화, 문서 배부, 문서 취합 등등 소위 제대로 된 일이라고 할 수 없는 '잡무'에 온통 시간을 뺏겨 내 업무 분장에 있는 내 고유의 업무를 할 시간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야근할 마음을 먹고 6시에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내려와 제대로 된 일을 시작하려고 하면, 생각지도 못한 장애물들이 계속해서 등장해서 업무 시간과 마찬가지로 도저히 제대로 된 일을 할 수가 없었다.


 가령 함께 야근을 하는 부서원들이 떠드는 소리에 집중력이 흐트러져 문서 작성에 집중을 못하게 된다거나, 혹은 함께 남아 있는 팀장, 과장이 시도때도 없이 던지는 소소한 질문에 대답해주느라 계획했던 업무처리를 시간 내에 다 하지 못하는 식이었다.


 남아서 일을 하려고 해도 옆에 있는 사람들이 신경 쓰여 제대로 집중을 하지 못하고, 또 그러면 해야할 일들이 계속해서 쌓여 마음은 더 급해지게 되고, 퇴근 후에 제대로 쉬지도 못해서 체력은 점점 더 고갈되어 가고,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 한동안 반복됐었다.


 그래서 나는 고민 끝에 한 가지 방법을 고안해냈다. 바로 야근(夜勤)이 아니라 '조근(朝勤)'을 하는 것이다.


 다들 공감하겠지만 의외로 공무원들 중에는 습관적으로 딱히 일이 있는 것이 아닌데도 사무실에 남아 시간을 축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일이 많아 남아 있는 사람들을 절대 배려해주지 않는다. 저녁 식사를 한다는 핑계로 수다를 떨고 저녁을 다 먹고 나서는 소화시킨다는 핑계로 또 수다를 떤다. 일이 몰린 상태에서는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남아 야근을 할 바에야 오후 6시 정각이 되면 그냥 칼같이 바로 퇴근해서 집에 가 일단 휴식을 취한 후, 다음날 새벽 6시 혹은 7시쯤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출근해 고요한 상태에서 밀렸던 업무 처리를 시작한다.


 그러면 정말 상상 이상으로 집중이 잘 된다. 골치 아팠던 일들도 별다른 문제 없이 쑥쑥 처리 된다. 아마 처음 경험해보시는 분들은 그 효과에 깜짝 놀라실 거다.


 그래서 나는 언젠가부터 팀원들이 다 같이 남아서 야근을 해야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팀원들을 피해 반드시 이른 아침에 출근해서 초과근무를 한다.


 앞으로도 초과근무를 해야할 일이 생긴다면 고민없이 이 방법대로 초과근무를 할 예정이다.


 어디선가 본 우스갯소리 중에 직장 스트레스는 아침에 동료들을 마주하고 '인사를 건네는 순간'부터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우리가 직장 생활을 해나감에 있어 주변 동료들은 힘이 되기도 하지만, 어쩔 때는 굉장한 방해가 되기도 한다.


 만약 야근을 해도 뭔가 일처리가 시원치 않고 답답한 분들이 계시다면 오늘 내가 소개한 '조근(朝勤)'을 한번 시도해보시길.


 지금 여러분의 업무 처리가 녹록지 않은 것은 단순히 여러분의 능력 부족 혹은 업무 그 자체의 어려움 때문이 아니라, 여러분의 집중을 시도때도 없이 방해하고 있는 바로 여러분 옆의 동료, 그 한 사람 때문일지도 모르니 말이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D


 * 배경 출처: Tvn 드라마 <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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