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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옹기종기 May 11. 2023

직장에서까지 1등일 필요는 없다

세상에는 소중한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경쟁이 너무도 당연한 환경에서 자라왔다.


 학업으로 등수를 가리고, 대학으로 서열을 나누고, 직업으로 등급을 나누고, 사는 곳으로 계급을 나눈다.


 사람을 가장 불행하게 하는 것이 '남과의 비교'라고 하던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비슷한 소득 수준의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행복 지수가 유독 낮은 데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도 경쟁에 참 익숙한 편이다. 정확히는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한 에너지로 한평생을 살아왔다.


 그래서 그런지 난 딱히 '경쟁'이라는 키워드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뭐든지 '1등'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건강한 것이라 생각하고, 설사 1등이 되지 않더라도 1등이 되기 위해 노력했던 그 시간들은 분명 우리 삶에 엄청난 에너지를 가져다 준다고 확신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살다보니 내 생에 처음으로 이 논리가 통용되지 않는 곳을 하나 발견했다. 바로 '직장'이라는 곳이다.


 물론 직장에도 1등은 있다. 동기들보다 빨리 주요 부서에 가서, 빨리 인정 받고, 빨리 승진하고, 빨리 관리자가 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표면적인 직장에서 1등하는 사람의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온갖 노력을 해서 직장에서 '1등이 된 사람''1등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 비해 얻는 메리트가 정확히 무엇인지 나는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


 받는 월급도 비슷하다. 퇴직 시기도 비슷하다. 생활 수준도 비슷하다.


 일이 편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더 힘들다. 시간이 많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더 바쁘다. 남들의 부러움을 사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사람들은 회사를 빠르게 때려치고 나간 사람을 더 부러워 한다.


 이렇게 이야기하다보니 앞서 말한 직장에서 1등인 사람의 모습이 정확히 맞는 건지도 잘 모르겠다.


 한평생을 다 바쳐 남들보다 고작 한 직급 높이 올라간 채로 직장 생활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몇몇 분들께서는 기회만 되면 내게 직장 생활에 최선을 다해 꼭 '자신처럼' 되라는 조언을 해주곤 하시는데, 몇 년째 그분들의 일장연설을 듣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최 내가 왜 직장 생활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여전히 감이 잡히지 않는다.


 마치 아무도 최선을 다하지 않는 대회에 나가 혼자만 발버둥치며 아무도 보지 않는 시상대에 올라가 손을 흔들고 있는 사람을 바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살아온 것과는 다르게 적어도 직장에서만큼은 '1등'을 바라보지 않고 살아가려 한다.


 남에게 피해주지 않을 만큼만 일하고 에너지를 아꼈다가 내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다른 분야의 1등이 되는 데에 오롯이 투자하고 싶다.


 '직장에서까지 1등일 필요는 없다.'


 가끔은 너무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삶을 더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주기도 할 것이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D


 * 배경 출처: Tvn 드라마 <일타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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