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님들과 이웃 작가님들에게 경의를 보냅니다.
브런치에 기재된 저의 작가 소개는 참 소박합니다.
'보통의 언어로 보통의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싶습니다. 글쓰기를 통해 잃어버렸던 소중한 내 꿈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제게 브런치 활동은 꿈속을 노니는 것만 같았습니다. 무거운 현실에서 벗어나 다시 꿈을 꾸었고,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 무던히도 글을 쓰며 책을 읽었습니다. 바쁜 직장인이라 고작 일주일에 한 권 정도밖에 못 읽고 있으니 이웃 작가님들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독서량이 부족합니다.
본격적으로 펜을 잡았던 작년 말, 터무니없이 문학 공모전을 찾아보고 닥치는 대로 글을 써서 응모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부끄러운 일입니다. 정말 글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글들이었습니다. 입상을 못 한 건 제가 하늘을 탓할 게 아닌 하늘이 제게 주는 일침이었습니다. 더 노력하라고, 더 정진하라고, 넌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내신은 4~5등급이면서 주제도 모르고 서울 상위권 대학을 수시 지원하여 감히 합격을 기다리고 있던 셈이었습니다. 떨어질 것 같은 예감이 찾아왔지만 막상 입상에 실패했다는 가혹한 현실을 직면했을 때는 공허함을 뛰어 넘은 패배감과 좌절감이 찾아왔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난 공모전과 맞지 않는 글쟁이다. 수준을 갖춘 뒤 다시 도전하자라고 말입니다.
하루는 아내가 요즘은 왜 공모전에 참여를 안하냐고 물었습니다. 전 자신 있게 대답했습니다.
"내 글은 공모전엔 어울리지 않아. 아직 수준이 한참 낮아."
제 입으로 저의 실패를 호언장담해놓고도 왠지 모를 욕망이 절 유혹했습니다. 전 어느새 또 공모전에 제출할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또 다시 찾아올지도 모를 상실감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도 했습니다. 이번에 떨어지면 딱 하루만 괴로워하자.
그리고 오늘 공모전 결과가 인터넷 기사로 떴습니다.
2024 포항철강산업대전·스틸에세이 수상자 및 수상 소감 - 경북매일
고작 동상 따위 받아놓고 거 되게 말을 거창하게 한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 상의 색깔과는 상관없이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분들이 제 글을 공식적으로 인정해 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억눌려 있던 자존감도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전 브런치를 통해 제2의 인생을 꿈꾸고 있습니다. 브런치라는 공간에 입장할 때마다 기분 좋은 설렘이 찾아옵니다. 오늘은 어떤 작가님의 글이 제 마음에 와닿을까, 제가 쓴 글을 이웃 작가님들이 어떻게 평가해 주실까하는 생각은 늘 저를 들뜨게 합니다. 퇴고를 거듭해 가며 더 적확한 표현, 참신한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는 제 내면 깊은 곳에 뭉쳐 있던 아드레날린이 분출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정말 행복했습니다. 여전히 행복합니다.
저같이 부족한 사람을 작가라고 인정해 주어 뜻하지 않은 행복을 선물해 주신 브런치 에디터분들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제 글을 읽어주시고 응원해 주신 모든 작가 분들을 비롯한 이웃 작가님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모두의 지지가 없었다면 꿈도 꾸지 못할 일들이었습니다. 계속 글을 쓸 수 있게 도와주신, 걸음이 느린 저를 뒤에서 밀어주신 모든 분들께 허리 숙여 인사를 드립니다. 제게 브런치는 꿈입니다. 아름답고 황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