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 오류와 첫 서평
책이 세상에 나오면 마냥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일 줄 알았다. 백 군데가 넘는 출판사의 문을 두드리고, 수없이 많은 거절 메일을 받으며 묵묵히 원고를 고쳐 썼던 지난날들. 마침내 내 이름이 박힌 종이책이 인터넷 서점 매대에 깔리고, 포털 사이트 인물정보에 이름이 등재되던 날.
그런데 이상했다. 뛸 듯이 기뻐야 할 그 순간, 오히려 설명하기 힘든 공허함이 밀려왔다. 우울감마저 들었다.
심리학에는 ‘도착 오류’라는 용어가 있다. 하버드대의 긍정심리학자 탈 벤 샤하르(Tal Ben-Shahar)가 제안한 개념으로, '특정 목표나 목적지에 도달하기만 하면 영원히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는 착각을 말한다.
우리의 뇌는 무언가를 맹렬히 좇고 성취해 내는 '과정'에서 엄청난 도파민을 뿜어낸다. 하지만 막상 산 정상에 올라 깃발을 꽂는 순간, 그 짜릿했던 도파민 분비는 뚝 끊겨버린다. 올림픽을 위해 평생을 바친 금메달리스트들이 막상 시상대에서 내려온 뒤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 그랬다. 남들이 정해놓은 뻔한 트랙을 이탈해 변두리 소도시를 자본주의 베이스캠프 삼아 치열하게 고군분투했던 시간들. 그리고 그 생존기를 기어코 책이라는 결과물로 증명해 내기 위해 들이받았던 그 쫄깃한 과정 자체가 나에게는 쾌감이었다. 막상 눈앞에 깨부술 퀘스트가 사라지고 '작가'라는 타이틀과 결과물만 남으니, 뇌가 심심해져 버린 것이다. 네이버 인물정보에 박제된 이름은 그저 치열하게 살아온 궤적이 남긴 영수증에 불과했다. 영수증을 쳐다본다고 배가 부를 리 없었다.
하지만 그 사치스러운 우울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오늘 아침, 예스24에 달린 내 책의 '첫 서평'을 마주했기 때문이다.
쉽게 읽히지만 가볍지 않은 유익한 책
"같은 공무원으로서 혹해서 충동구매했습니다. 서울지상주의 시대에 던지는 시사점이 많습니다.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을 조금만 벗어나면 새로운 행복을 찾아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재미를 터득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새로운 방식에 현실적으로 필요한 투자나 각종 노하우를 녹여내서 나한테 접목해 볼 것들이 많이 있네요. 요즘 지방공무원들이 각종 홍보채널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더불어 지방공무원의 좋은 예가 될 거 같습니다. 지방이 우뚝 서는 그날까지 ㅎ
추천합니다."
글을 읽어 내려가는데 뒷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같은 공무원으로서의 충동구매',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재미', 그리고 '현실적으로 접목해 볼 노하우'까지.
내가 그토록 치열하게 겪어냈던 시간들이 그저 나 혼자만의 영수증으로 끝난 게 아니었다. 활자가 되어 누군가의 일상에 가닿았고,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고민하게 만드는 작은 불씨가 되었다.
도착 오류에 빠져 허우적대던 나를 끄집어낸 건, 다름 아닌 낯선 독자의 리뷰 한 줄이었다. 목표 지점에 도착했다고 끝난 게 아니었다. 책 출간은 엔딩이 아니라, 내 이야기가 세상과 부딪히며 만들어낼 새로운 게임의 시작점이었을 뿐이다.
애초에 내 인생 모토가 "그게 재미지!" 아니었던가. 결과물이 주는 안락함에 취해 허무해할 시간이 없다. 누군가는 내 글을 읽고 남들이 정해놓은 궤도를 벗어나 자신만의 게임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나의 궤도를 기꺼이 응원해 준 독자 j*******u 님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 덕분에 다시 움직일 힘이 생겼다. 다음 스테이지가 기대되기 시작했다.
제 책을 읽고 남들이 정해놓은 뻔한 트랙을 벗어나 '나만의 게임'을 시작할 준비가 되셨다면, 작은 서평 하나를 남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이 남겨주신 리뷰 한 줄이 저에게는 다음 퀘스트를 돌파할 가장 강력한 도파민이자 무기가 됩니다.
남들이 정해놓은 뻔한 트랙을 벗어나, 나만의 '자본주의 베이스캠프'를 구축하는 새로운 게임에 동참하실 분들은 아래 링크를 확인해 주세요!
[교보문고]
나는 88년생 지방직 공무원입니다 | 박운서 - 교보문고
[예스24]
나는 88년생 지방직 공무원입니다 | 박운서 | 북루덴스 - 예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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