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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W Jul 30. 2020

7/13일의 영화들. /24th BIFAN

영안실의 미스터리, 비밀의 잠, 더 톨

영안실의 미스터리(The Mortuary Collection)

월드 판타스틱 레드 / 3.5/5



쉽게 말하자면 <스케어리 스토리>의 매운맛 버전이다. 눈을 찌푸릴 정도로 잔인한 수위라기보다 엽기적인 면이 있어서 재미있게 봤다. 오프닝 시퀀스부터 왠지 팀 버튼의 영화들을 생각하게 한다. 한 아이가 자전거를 타면서 신문을 배달하는데, 아이가 지나치는 장소마다 각 이야기들의 힌트가 하나씩 존재한다. <영안실의 미스터리>는 으스스한 분위기의 영안실에서 들려주는 네 개의 옴니버스식 이야기이다. <키싱 부스>의 주인공 제이콥 멜로디 배우가 나와서 반가웠고, <할로윈>을 오마주한 장면들도 재치 있다. 무엇보다 특유의 기괴한 분위기와 세월이 느껴지는 공간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즐비하게 늘여져 있는 책들, 장례를 치르는 식장 하나하나의 디테일과 색감에 눈이 즐겁다. 시대가 지날수록 점점 구체화되고, 짜임새가 있는 이야기들이 등장한다는 점도 독특하다. 마지막의 반전 또한 이 영화의 묘미 중 하나. 공포 마니아들이라면 킬링타임용으로 충분한 작품.





비밀의 잠(Schlaf)

월드 판타스틱 블루 / 3.5/5 



제목이 말하는 대로 잠에 얽힌 비밀을 추적하면서 풀어내는 과정을 다룬다. 독일 나치 역사에 의해 생긴 트라우마를 ‘꿈’이라는 형식을 빌려 표현한다. 현실과 허구의 의식 사이에 존재하는 꿈의 기억들을 추적하는 방식이다. 끊임없이 악몽을 꾸고,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어머니가 그린 일련의 이미지를 본 딸이 그 장소를 찾아가면서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작한다. 과거의 역사가 현재 세대, 더 나아가 미래 세대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그것을 짊어지고 가는 것 또한 우리의 몫임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깔려있는 고요하고 스산한 안개 같은 분위기가 독특하다. 나까지 이 길고, 끝나지 않는 악몽에 시달리는 것 같은 간접체험을 할 수 있다. 설명적인 부분은 조금 아쉬운 게 사실이다. 극의 중간 현대 무용을 연상시키는 장면들은 아직 정확한 의도를 잘 모르겠고, 독일의 역사를 다룬다는 설명이 없었다면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는데 어려웠을 거란 생각이 든다.      





더 톨(The Toll) 

월드 판타스틱 레드 / 3/5



스틸컷만 보았을 때, 아이들로 이루어진 집단이 벌이는 잔인한 일들을 다룰 거라 예상했지만 전혀 다른 전개이다. 운전기사와 승객이 낯선 숲 속에 도착하면서 수상한 존재를 만나고, 이 존재가 희생을 요구하면서 겪는 이야기를 다룬다. 더 톨은 ‘세금 징수원’으로, 여기서는 통행료를 내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다. 징수원은 각 인물들의 과거 기억들과 주변 인물, 미래의 모습들을 등장시켜 혼란을 준다. 초반에 언급하는 아빠와 이 존재에 관련성을 좀 더 보여줬으면 더 흥미로웠을 것 같다. 영화 속 시간대가 밤에서 으스스한 새벽까지라 공포의 분위기는 잘 조성했지만, 내용을 좀 더 짜임새 있게 보여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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