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 피아노쌤 Apr 04. 2024

스트레스 날려버리자


삶은 한 편의 드라마라고 말한다. 드라마 속에는 희로애락이 다 들어있다. 언제나 평온한 생활을 하고 싶지만 그렇지 않다. 머리에서 그래 좀 여유를 가지고 마음 편하게 지내야지 하는데 그게 말처럼 안 된다. 머리에서 가슴까지 거리가 멀어 맘 따로 몸 따로 움직인다. 갈등이 생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일명 스트레스이다. 처음 스트레스라는 단어를 만난 건 대학 때 심리학을 공부하면서였다. 스트레스라는 말을 그때 처음 들었나? 아님 기억하는 순간이 그때인지는 모른다. 중간고사 시험에 스트레스에 대해 나왔는데 난 제대로 못 적은 기억이 있다. 40년 전의 일이 지금도 기억나는 건 스트레스라는 말이 상당히 쇼킹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겪는 감정 중 하나로, 신체적, 정신적 압박감이나 부담을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인간의 반응 중 하나다. 아이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생활의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도 사람마다 다 다르다. 성격만큼 생김새만큼 다양하다. 



우리 학원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는 말이 엄청 많다. 그 친구를 만나면 묻지 않아도 술술 방언하듯 쏟아낸다. 처음 학원차를 타던 날 3월 초. 다짜고짜 차에 타자마자 "우리 엄마는 부잔데 우리 아빠는 거지예요. 왜냐면 맨날 똑같은 옷만 입거든요. 돈이 없어서 우리 엄마한테 돈을 달라고 하거든요. 아빠는 거지예요" 말로 온갖 이야기를 다한다. 조용하던 학원 차 안에 목소리 큰 친구 이야기가 울린다. 모두 듣는 듯 안 듣는 듯 자기 핸드폰만 본다. 



안녕하세요. 신발을 벗고 들어오는 친구. 마침 아빠에게 전화가 온다. "선생님 우리 아빠 바꿔줄까요?" 날 보자만   "아니..." 얼른 자릴 뜬다. "아빠. 내 친구 바꿔줄게" 그러더니 지나가던 ㅇㅇ에게 핸드폰을 준다. 수화기 속에서 "아니야 친구 안 바꿔도 돼" 다급한 아빠의 목소리가 들린다. 필요 없다 핸드폰은 이미 친구의 손에 들려있다. 어리둥절하게 핸드폰을 들고 "여보세요" 아빠도 조용하다. "우리 아빠야 너 반말하면 안 돼 우리 아빠니까" 가만있다. 아빠도 친구도... 잠시의 침묵이다. 잽싸게 핸드폰을 뺏는다. "아빠 끊어 나 학원이거든" 툭!  말로 푸는 아이다. 밝은 얼굴 언제나 웃는다. 환한 웃음 속에는 스트레스가 없어 보인다. 담아두질 않고 모든 걸 다 말로 푸는 스타일이다. 즐거운 스트레스 해소 법이다. 본인에게는 다만 옆에 국물 튀는 친구나 주변인이 좀 당황스럽거나 할 수 있겠다.



스트레스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지 싶다. 소풍 가기 전날 밤 평상시 관심 없던 일기예보에 귀 기울인다. 하늘의 별을 보고 내일 비가 오지 말라고 빈다. 엄마가 준비해 준 김밥 재료에 맘이 이미 설레고 있다. 미리 준비한 소풍 가방엔 과자 몇 개와 사이다 한 병들어있다. 낼 아침에 삶은 계란과 김밥이 들어갈 자리를 비워 뒀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레는 스트레스다. 밤잠을 설쳐도 기분이 좋은 건 친구들과 놀 생각에 보물 찾기에서 뭔가 보물을 찾아야지 하는 마음이 먼저 소풍을 간 까닭이다. 



즐거운 스트레스는 갈등이 없다. 진짜 스트레스는 내가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생긴다. 하고 싶지 않거나 어떤 평가가 두려울 때, 자신 없는 일을 해야 할 때, 평가를 받아야 할 때가 스트레스가 된다. 





가장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게 '새'라고 한다. 장수하는 새, 솔개나 이집트 독수리는 70년을 넘게 산다. 본능에 충실하게 사는 새들이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은 뭘까? 스트레스가 있긴 하겠지? 훨훨 날아다니며 푸는 걸까? 하긴 사람도 새처럼 자유롭고 싶다고 노래를 한다. 아니 새보다 자유로워라~ 노래를 한다. 아담에 새로 태어나고 싶다고 한다. 새들처럼 노래하며 울고, 물을 튕기며 행복해하면 스트레스가 없어지는 걸까?



말 많은 ㅇㅇ이가 모든 걸 쏟아내는 밝은 웃음에는 스트레스가 없어 보인다.  새벽에 해야 할 일을 적어보다가 생각에 잠긴다. 생각이 스트레스라고 말한 어는 철학자가 맞다. 아무것도 안 하고 미리 생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닥치면 다 해낼 일들인데 말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감정과 감각을 더 잘 다스리고 편안해지고 안정될 거라 생각했다. 근데 아닌 것 같다. 



중국 고전 회남자에는 '50년을 살면 49년이 후회'라는 말이 있다. 60년을 살면 59년이 후회라고 한다. 맙소사! 나이가 들수록 후회가 많아진다. 나이가 들수록 체력도 떨어지고 기운이 빠진다. 실존 불안이 생긴다. 먼가 성취하는 것도 잘 못하고 안 되는 자신을 발견하고 위축되고 움찔해진다. 기억도 잘 안 난다. 뭔가 이야길 하고 싶은데 입에서 맴돌기만 하고 툭 튀어나오질 않는다. 단어가 생각이 안 난다. 바보 같다. 한참 뒤 떠오른다. 치맨가? 생각하다가 그럴 수 있지 하고 위로 아닌 위로를 한다. 



할 일이 있음에 감사하자. 아무것도 안 하고 살 수는 없어 건강하니까 해내는 거잖아. 얼른 일어나 운동부터 시작하자. 다이어리에 적어 놓은 스케줄에 감사하며 정신 차리자. 스트레스 그갓꺼... 잊어버리고 활기차게 출발~ 새처럼 하루를 잘 날아보자. 스트레스 날려버리자... 그래서 새처럼 날개를 펴고~~



#스트레스 #글쓰는피아노쌤 #매일쓰기













매거진의 이전글 운동해야지 마음은 굴뚝이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