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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피아노쌤 Apr 07. 2024

등린이  발바닥  불났다


등린이의 하루는 새벽부터 서둘러야 했다. 청계산 입구역에서 9시 50분 만남이다. 호기롭게 등산 팀에 신청서를 내고 봄나들이를 하고픈 마음이다. 가볍게 봄꽃을 즐겨야지 아무래도 산이 좋다. 



새벽 루틴을 마치고 미리 알아둔 주자창으로 향했다. 경부고속도로는 주말답게 좀 밀리는 구간이 있었지만 그 정도 이미 예상했다. 9시 오픈인 주차장엔 이미 차량이 즐비하다. 20분을 기다려 주차를 하고 차에서 30분의 여유로운 시간을 가진다. 숨 고르기를 하고 등산코스를 살펴본다. 등산 코스는 여러 방향이 있지만 우리의 선택은 코스- 왼쪽 길-매봉 정상-옥녀봉-진달래능선 하산 코스로 진달래 꽃길로 정했다. 역시 봄 처녀의 마음이 통했다. 






5km가 좀 넘는 구간이다. 계단이 많을 거라고 미리 안내를 받았다. 청계산이 1000개의 계단이 있다고 한다. 그래도 가보자. 내려올 때 무릎이 걱정이긴 하다. 요즈음 살이 붙어 몸이 무거워졌다. 그래도 해보자. 2시간 이내 출발지로 와지겠지? 10시 20분 출발!!



출발 기념촬영 후 봄꽃이 환하다 설렘을 안고 출발한다. 복근 사관학교에 만든 등산 팀의 첫 산행이라 모두 조금씩 낯설다. 그래도 운동으로 줌으로 만난 경험의 공통점이 우릴 금방 친구로 만든다. 내가 제일 연장자네. 어딜 가도....^^ 하늘을 맑았고 등산하는 사람들도 많아 신나게 발걸음을 옮긴다.



헐떡이며 계단 1000개를 오르려니 숨이 가쁘고 중간중간 쉬게 된다. 첫 빠따로 오르니 뒤에 따라오는 친구들이 보이질 않는다. 다들 사진 찍느라 바쁘다. 잠시 숨 고르길 한다. 계단 지옥이란 말이 정말이다. 종아리에 알이 배기는 게 느껴진다. 발바닥에 열이 후끈 올라온다. 청계산을 오를 때 계단을 꼭 염두에 두고 각오를 하고 와야한다. 10년 전 오르 때를 잊었다. 와보니 기억이 소환된다. 주변이 변하고 발전했으니 산의 원래 지형은 그대로다. 산천은 의구하되~~시조가 절로 흥얼흥얼~ 힘듦도 산의 봄꽃으로 연초록의 새순으로 다 용서가 된다. 



오르고 또 오른다. 매바위에 오르니 잘 왔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인증샷으로 한껏 부푼 허벅지를 잠시 휴식한다. 식목일 전후의 등산은 봄을 만끽하기 최적의 시간이다. 








막 물이 오른 진달래와 개나리는 완전히 꽃봉우리를 피우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그 아슬아슬한 한껏 만개하기 직전의 아름다움을 본다. 사랑하는 그를 만나기 5분 전이 더 설레지 않던가. 





잠시 휴식으로 예상 못 한 계단의 미움도 발바닥의 열감도 달래본다. 막걸리 한 잔과 오이 하나면 족하다. 


사진 삼매경인 우리 동생들 덕분에 산행이 점점 지체되고 있다. 그래도 맘껏 카메라에 담으소서~ 아우님들~ 난 경치를 맘에 담겠소. 정말 내가 찍은 사진은 5장도 안되네.



등산을 시작하면서 청계산 2번 출구에서 블랙야크 앱을 다운로드했다. 블랙야크에서 제공하는 앱을 실행하고 산꼭대기 km 가 보이게 본인 사진과 함께 인증을 하면 블랙야크 20% 할인권을 카톡으로 보내준다. 등린인 나도 GPS를 연결하고 장소 확인 후 인증 사진을 보냈다. 하산 후 보니 정말 20% 할인권이 도착해있다. 블랙야크를 통해 100대 명산 프로그램도 있다는 걸 알았다. GPS를 실시간 장소 인증과 정상석이 잘 보여야 한다. 높이가 적힌 km가 보이질 않으면 인증이 안된다고 하니 어차피 찍을 사진이라면 잘 보이게 찍는 센스~ 




진달래길의 아름다움과 봄 등산으로 등린에 도전한 첫걸음은 무사히 완등했다. 처음 시작은 1시간 40분 정도로 예상했으니 우린 산을 즐겼고 놀면서 내려오느라 제법 시간이 지체됐다. 뭐 어때 예약한 식당서 맛난 식사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16,675걸음 오늘 운동은 이만하면 굿!



정말 몇 년 만의 등산이다. 쉬운 코스가 쉽지 않음은 운동 부족이겠지? 험산이 아라면 다시 도전하고 싶다. 정산석을 도장 깨기 할 용기는 없지만 정상에 오르는 즐거움을 느껴보고 시원한 공기와 스트레스를 날리는 하나의 방법은 되겠다.  복근 사관학교 동생들과 첫 등산을 이렇게 마무리한다. 집에 와서 뻗어버렸다. 눈을 뜨니 밤이다.ㅎㅎㅎ 그래도 진달래의 연분홍빛 꽃잎이 눈에 선하니 봄을 직접 만나고 온 즐거움으로 맘이 상쾌하다. 



아고 다리야... 제대로 알박힌 종아리를 주물주물 해본다.



#등린이 #청계산 #진달래 #글쓰는피아노쌤 #매일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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