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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피아노쌤 Apr 12. 2024

마음이 맘대로 안돼


책을 읽다가 어느 한순간에 스톱이 된다. 작가가 의도했건 아니건 주제와 벗어나도 내가 어느 한 구절에 머문다는 것은 공감과 비슷한 경험을 다룬 부분이다. 그 페이지에 마음을 주고 있다. 천천히 줄을 그으며 다시 한번 작가와 나의 마음이 통하는 지점을 재차 확인한다. '마음'이다. 마음이 뭘까? 



마음이란? (feeling, mind, heart) 사람이 본래부터 지닌 성격이나 품성. 사람이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대하여 감정이나 의지, 생각 따위를 느끼거나 일으키는 작용이나 태도. 사람의 생각, 감정, 기억 따위가 생기거나 자리 잡는 공간이나 위치라는 사전적 해석을 찾아본다. 마음이 없는 딱딱한 설명이다. 



마음이 마음대로 되는 날이 얼마나 되나? 내 마음이 내가 잘 알고 있나? 내 마음이 이렇게 흘러가는 이유는 뭘까? 마음을 잘 먹어야 한다는데....



'마음'하면 먼저 떠오르는 건 "무릇 지킬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켜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라." 성경 구절이다.  다 잊었다 생각했는데  불현듯 스친다. 마음을 지키라고? 마음으로 믿으라고 마음이 생명의 근원이라는 그 말씀을 잊고 싶어 했다. 내가 내 맘대로 사는데 방해가 되고, 양심에 걸렸다. 마음먹으면 마음먹은 대로 다 될 거라 의기양양하던 마음이 점점 쪼그라든다.  내 맘을 지키고 의지를 가진다는 게 참 힘들다. 



마음이 나를 흔드는 가장 중심에 앉아 내면의 삶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생명의 근원이다. 그런 맘이 생기자 마음의 무게가 무거웠다. 새보다 자유롭게 날길 원했는데 뭔가 구속당하고 잡혀있는 우리 속 새가 되는 것 같았다. 



어딘가 소속된 자유로움이 참 해방이라는 걸 외면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 외면이 감사로 바뀌면서 삶이 변화한다. 세상이 더 아름다워지고 부드러워진다. 비단결 같은 마음은 아니라도 보드랍고 토실한 아기 엉덩이를 쓰다듬는 엄마 마음을 가지길 소원하게 된다. 거부하던 마음이 인정하는 마음이 되자 사는 게 달라진다. 



마음이 어수선할 때가 있다. 그럴 때 나를 다스리는 방법 중 하나는 어디엔가 몰입하는 것이다. 내 마음을 살피기보다 일에 집중하면서 마음을 다른 곳에 두는 것이다. 일종의 회피이고 모른척하는 거다.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며 나를 바른 곳으로 보내버린다. 밖으로 보내는 거다. 잠시 드라이브를 하며 카페에 앉아 멍하니 밖을 바라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요즈음 맘에 두는 방법은 멍 때리기이다. 우아하게 명상을 해보자고 유튜브를 찾아 5분 명상음악을 틀고 잠시 눈을 감으면 온갖 생각이 올라와 오히려 어수선해진다. 웬 생각이 그리 많은지 아무 생각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차리리 멍 때리기를 하는 게 나의 명상이다. 아무 생각 안 하는 시간이 조금씩 생기면 뇌가 청소가 되는 듯하고 맘이 정화되고 차분해진다. 이런 게 명상일까? 모른다. 그냥 마음이 조용해지는 것만으로도 만족이다. 



질문이다. 내가 네게 묻고 답하는 이상한 행동을 한다. 상담을 하듯 내가 나에게 대화를 거는 거다. 타인을 상담하듯 왜? 그랬냐고? 그럴 수 있겠구나. 나를 공감하고 나를 토닥이는 거다. 그리고 이야기한다. 아마도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을 읽으며 나에게 적용하는 방법이다. 책이 주는 인사이트를 적용해 본다. 재미있다. 질문과 대답을 하면서 나를 객관화시켜보는 작업이다. 



책을 보며 내 맘을 투영시킨다. 은미야. 장발장은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감옥에 갔잖아. 장발장이 빵을 훔친 맘을 보자.  사회로 돌아온 후  그의 삶은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에게도 구원과 희망을 전하잖아. 장 발장은 자신의 과거와 싸우며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마음을 보자.  주변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 하는 거 알지? 왜 그랬을까? 징발장의 마음을 그려보자. 그러면서 생뚱맞은 레미제라블을 소환해 나를 이해하고 사랑하고 용서하며 토닥인다.  



마음이 맘대로 안될 때 '나'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된다. 적어도 '나'를 사랑하는 최고의 사람은 '나'이고 '나'여야 한다. 아파도 슬퍼도 기뻐도 좋아도 내가 나를 끝까지 책임져야 하니까 말이다.



어쩌면 마음은 내가 나를 인정하고 보듬어주는 하나의 과정 아닐까?

세상의 중심에 나를 세우고 고요히 나와 마주하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마음 해방을 위해.




                                                      © jareddrice, 출처 Unsplash






#마음 #글쓰는피아노쌤 #매일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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