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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철미 Dec 18. 2023

권리를 빼앗긴 너희에게.

아프고, 치료받는 당연한 일이 어려운 우리

자주 있지 않은 부산의 영하날씨.

따뜻하다가 급하게 뚝 떨어진 온도.

그리고 당연한 순서처럼 콜록거리는 너희.

모든 것이 합쳐진 월요일 아침.


미리부터 신경이 잔뜩 예민해진 엄마는 오늘도 잠을 설쳤어.

밤새 들리는 너희의 기침 소리, 거기에 더해진 나의 기침.

답답한 걸 싫어하는 너희를 잘 알면서도 겹겹이 옷을 껴입히고, 가장 두꺼운 롱패딩을 입히고.

모자와 마스크까지 쓴 너희는 눈사람 같아서 귀여웠지만 엄마는 도저히 웃음 지을 여유가 없었나 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

지금 너희가 가진, 아니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아플 수 있는 권리]를 엄마가 외면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사랑스러운 너희가 아프지 않고 클 수 있다면,

아니 엄마 아빠가 대신 앓아줄 수 있다면 정말 흔쾌히 그래줄 수 있지만

아직 현대 의학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니

지금처럼 앓고 면역이 생기고 반복해야 하는 시기에도


도저히 너희의 아픔을 응원할 수 없는 일하는 엄마는 이렇게 잔뜩 날을 세워.

항상 없는 여유가 더 없어지고

엄마도 아빠도 아플 수 있는 사람인데 그것마저 외면해


이게 정말 건강한 가족이 맞는 건가.

늦어서 총총거리며 출근하면서도 이렇게 현타가 와버리면 직장에 가서도 제대로 집중을 못 할 거면서.


이렇게 엄마는 여기서도 저기서도 어정쩡한

엄마가 정말 싫어하던 스타일이 되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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