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 끝에 담긴 행복, 삶을 채우는 그림 이야기

아이언맨

by 지영그래픽

펜 끝에 담긴 행복, 삶을 채우는 그림 이야기

우리 집에는 그림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의 손끝에서, 흑백의 연필심 하나로도 생명력을 얻는 세상은 언제나 저를 경이롭게 만듭니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단순히 종이 위에 형상을 옮기는 행위를 넘어, 그리는 이의 마음을 담고 영혼을 불어넣는 숭고한 작업임을 저는 그 사람을 통해 깨닫습니다.


오늘도 우리 집 화실에는 익숙한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그의 깊은 눈빛과 오묘한 표정이 연필 터치 하나하나에 섬세하게 담겨가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제게 큰 기쁨이자 힐링입니다.

사진 속 그의 모습을 오롯이 재현하는 것을 넘어, 그 인물의 내면까지도 읽어 내려는 듯 몰입하는 그 사람의 모습에서 저는 예술가의 고뇌와 희열을 동시에 느낍니다.

문득, 그림을 그리는 행위가 왜 그렇게 행복한 일일까 생각해 봅니다. 아마 그것은 세상에 없던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기쁨이 아닐까 싶습니다.

텅 빈 하얀 도화지 위에 오직 자신의 생각과 감각만으로 새로운 세상을 펼쳐 보이는 일. 그것은 곧 스스로의 내면을 탐험하고, 그 깊은 곳에서 피어나는 영감을 현실로 구현하는 과정일 것입니다.

수많은 선과 명암, 그리고 그 사이를 메우는 숨결이 모여 하나의 온전한 작품이 될 때, 그 사람이 느끼는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또한 그림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힘을 지닙니다. 눈앞의 인물이든, 상상 속의 풍경이든, 한 번 그림으로 담아내면 그것은 영원히 그 순간의 모습으로 존재합니다.

캔버스 위에 그려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지금 이 순간에도 깊은 생각에 잠겨 있고, 그의 표정은 수십 년이 흘러도 변치 않을 것입니다.

그림은 그리는 이와 보는 이 모두에게 소중한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게 해주는 마법 같은 매개체입니다.

그리고 그림은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눈을 선물합니다. 평범하게 지나치던 사물이나 풍경도 그림을 사랑하는 사람의 눈에는 특별한 색감과 형태로 다가옵니다.


빛의 각도, 그림자의 농도, 미묘한 색의 변화까지도 놓치지 않는 예리함은 그의 일상마저도 예술 작품으로 변모시키는 듯합니다.
덕분에 저 또한 주변의 작은 아름다움 들을 발견하고 감탄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가끔은 그 사람이 겪는 고뇌도 엿보입니다. 선 하나, 색 하나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지우고 다시 그리기를 반복하며 완벽을 추구하는 모습에서 예술가의 열정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은 결국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한, 그리고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아름다운 투쟁임을 알기에, 저는 묵묵히 그 곁을 지킬 뿐입니다.

그 사람에게 그림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선 삶의 일부이자, 내면의 평화를 찾는 통로입니다. 펜과 붓을 잡고 몰입하는 시간은 세상의 번잡함으로부터 벗어나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일 것입니다.

그렇게 그림을 통해 스스로를 위로하고, 치유하며, 더욱 단단해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저는 진심으로 감탄합니다.
그리고 마음속에 담긴 무한한 세상이 그림으로 계속해서 펼쳐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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