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창하는 고독, 예고된 이별
[제15화] 멀어지는 너를 보며 부르는 마지막 노래
팽창하는 고독, 예고된 이별
흩어진 별들의 동화
(어른들을 위한 우주 동화)
이제 서로의 눈동자에 맺히던 불꽃의 결까지 보이던 시절은 영영 가버렸습니다.
작은 별은 이제 하늘에 박힌 수많은 모래알 중 하나처럼 작아졌고, 큰 별 역시 그저 아스라이 흔들리는 희미한 점이 되었습니다.
더 이상 온기를 보낼 수도, 목소리를 즉시 전할 수도 없게 된 두 별은 마지막으로 자신들의 전 존재를 담은 ‘노래’를 부르기로 했습니다.
“이 노래가 너에게 닿을 때쯤, 어쩌면 나는 더 이상 지금의 모습이 아닐지도 몰라.”
작은 별이 떨리는 빛으로 노래의 첫 소절을 쏘아 올렸습니다. 그것은 슬픔의 선율이 아니라, 함께 춤추던 궤도 위에서의 추억을 하나하나
되새기는 찬란한 노래였습니다.
은하수가 일렁이고 성간 가스들이 춤을 추며 그 노래를 멀리멀리 실어 날랐습니다.
큰 별 또한 자신의 심장을 거문고 줄처럼 튕겨 화답했습니다.
공간이 넓어질수록 노래의 파장은 길게
늘어지고 소리는 낮게 가라앉았지만, 그 안에
담긴 진심만큼은 우주의 팽창보다 더 거대한 부피로 부풀어 올랐습니다.
우리는 압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마지막 순간,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 사람의
뒷모습에 대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축복을 빌어주는 것뿐이라는 사실을요.
비록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길을 떠난다 해도,
내가 불렀던 노래의 잔향이 당신의 곁에 머물러 아주 조금이라도 덜 춥기를 바라는 그 마음 말입니다.
“잊지 마, 우리가 서로의 빛이었던 그 모든 찰나를.”
노래는 암흑의 장막을 뚫고 우주의 끝을 향해
퍼져 나갔습니다. 이제 두 별은 보이지 않는
서로를 향해 손을 흔드는 대신, 우주 공간에
새겨진 노래의 진동으로 서로가 살아있음을 확인했습니다.
그것은 이별의 노래였지만, 동시에 다가올
재회를 예언하는 서곡이기도 했습니다.
두 별은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우주가 그들을 아무리 멀리 떼어놓아도, 한 번 섞인 빛과 한 번 맞물린 진심은 결코 ‘타인’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요.
우주에는 차갑고 고요한 정적이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그 침묵 아래에서는, 법칙을 비웃으며 빛보다 빠르게 달려가려는 두 별의 마지막 사투가 뜨겁게 끓어오르고 있었습니다.
다음 이야기....,
"우주의 숙명을 거부하기로 한 밤. 나의 궤도를 이탈해 당신에게 달려가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