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장 다녔을 때는 업무에 대한 적응과 배움이 우선이었다. 3년 동안 쉬는 날 없이 주말까지 공부했다. 그러다 2023년부터 모든 면이 여유가 조금 생겨서 토요일만 되면 점심을 먹으러 이 지역 저 지역을 다니는 힐링 타임을 가졌다.
그리고 토요일 점심 외식이란 늘 술을 빠지면 안 되었다. 낮술로 못해도 맥주 두 병을 마셔줘야 완벽한 주말이라며 스스로에게 달랬다.
토요일의 낮술은 나에게 큰 낙이며 잠시 현실을 벗어나게 해 줬던 것 같았다. 첫 잔이 들어가면 , 시원한 첫 찬의 힐링이 되고 그 후 딱딱했던 마음의 근육이 점점 이완이 되면서 온전히 내 세상에 빠져든다.
오후 2시 정도 되면 달달해진 기분은 현실과 맞싸우고 온전한 내 모습이 등장한다. 웃고, 노래 부르고, 춤추고, 수다 떤다. 과한 날이면 운다. 그러다 저녁이 되면 또 아는 언니의 술집에 가서 또 마시고 놀았다. 그러다 밤 12시에 집에 들어와서 씻고 토요일을 마무리했다.
다음 날 일요일이 되면 술이 깨고, 평상시 조용하고 사람도 낯 많이 가렸던 나는, 그러했던 모습을 떠 올리며 후회하곤 했다. 때로는
’ 웃고, 춤추고, 노래 부르며 놀 수도 있지 ‘
라고 자신과 합리화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워낙 평상시에는 무덤덤하고, 조용하며 공부와 책을 읽는 활동했던 나여서 술 취했던 모습을 받아 드리기 힘들었다.
술을 취했을 때와 평상시인 나와 너무 달라서 , 그래도 되는지 항상 의문이 들며 후회했던 날들이 많았다.
때로는 일찍 결혼했던 탓에 청춘의 시절을 완전히 보내 못해서 미련이 남아서 알코올이 들어가면, 그 본심이 나오는 것이라 생각도 했었다. 그러한 내 모습은 나도 매우 낯가리고 어색했다.
2년 넘게 반복적으로 주말을 그렇게 보냈다. 술은 여전히 나의 토요일의 힐링이었다. 예전에는 세 병 정도 마셔야 기분이 업이 되지만, 지금은 마시는 술의 양이 어마어마하게 줄었다.
마음에서는 근육을 조금 더 풀리면 좋겠다 하지만, 머리로는 ‘술은 진정된 행복을 주는 것이 아니다,“ 라는 경고를 계속 준다. 무엇 보다 몸이 이제 점점 술을 거절하게 시작한 것 같아.
점심 외식은 오직 나만의 낙이며 힐링이라 오늘은 토요일이라 나는 또 밖에 나갔다. 매번 했듯이 메뉴는 늘 맥주 한 병과 함께 주문했다.
기대했듯이 맥주의 첫 잔은 너무나 시원했다. 하지만 그다음 잔부터는 억지로 마시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식사만 하고 그 맥주는 절반 이상 남기고 나왔다.
토요일 점심 식사를 맥주 마시지 못한 것은 처음이었다. 늙어서 이제 몸이 술을 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 사실 마음속 깊은 맥주로 인한 후유증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술이 진정된 나의 정신과 마음을 갉아먹게 두지 않다는 작은 결심인 것 같아.
그리고 식사를 마치고 내 마음은 나를 도서관으로 안내했다. 사는 동네의 도서관에 도착하니 마음속 깊은 울림이 나에게 술과 다른 달달함을 주었다.
책의 향과 책상에 앉아 있는 사람들, 그리고 책 한 장 한 장을 넘기는 작은 속삭임들이 내게다가 반갑게 말을 건넨 듯했다.
“어서 와. “라고
그리고 고요한 도서실에서 책 한 권이 유난히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 나눔 속에 핀 꽃”이라는 제목이 내게 따뜻함을 전해주었다. 한 장 한 장 넘기고 읽어가며 오늘은 또 다른 진정된 벗을 만난 느낌이었다.
행동은 마음의 근본이라는 말이 있다. 모든 행동과 선택은 나름의 이유와 배움이 있다. 술을 낙으로 여겼던 세월은 어느새 세월과 함께 흘러가고 있다.
돌아보면 그때도 그때의 삶의 의미가 있었고, 지금도 지금의 삶의 의미가 있다. 주어진 모든 시간과 선택들에 그저 감사할 뿐이다.
그리고 나는 또 하나를 배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