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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아람 Oct 01. 2023

한 달간 책 속에서 찾은 길


12월 24일까지 글쓰기 책을 30권 읽겠다고 결심한 지 한 달이 넘었다. 2주 차까지 4권을 읽었는데 3~5주 차 사이에는 5권밖에 읽지 못했다. 처음 2주는 의욕에 불타서 글쓰기 책 외에 소설이랑 자기 계발서도 열심히 읽었는데, 3주 차부터는 집중을 잘하지 못했다.


학교 다닐 때 시험 기간이 정해지고 목표를 세우면 자꾸만 딴짓을 하고 싶어 졌던 그런 마음이었다. 갑자기 집 정리를 하고 싶고 드라마가 재밌었다. 추석 연휴 동안 열심히 책을 읽겠다며 4권이나 빌려다 놓고는 드라마 '무빙'에 빠져서 20편을 다 볼 때까지 책을 펼치지 못했다. 전에는 드라마를 볼 때 배우들한테 감탄했는데 지금은 그 이야기를 쓴 작가들이 존경스럽다. 이것도 나름 글쓰기 공부라며 합리화했다.


괜찮다.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다.


3주간 읽은 다섯 권의 책을 정리했다.


5. 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독서를 통해 그가 확인한 독자의 흥미를 끄는 글쓰기에 필요한 기술 (p.111)

1) 독자에게 대략적인 밑그림을 보여준다

2) 중요한 뭔가를 계속 숨긴 채 서사를 전개해 나간다.

3) 독자가 흥미를 잃지 않게 자잘한 요소를 조금씩 드러내 보여준다.

4) 마지막에 가서 한 방에 해답을 제시함으로써 놀라움을 선사한다.

5) 놀라움 속에 마술이 끝나는 것으로 등장인물들의 여정이 마무리되면, 이야기 전체의 극적 효과를 높이는 동시에 피날레를 장식할 마지막 터치를 추가한다. 일명 <체리장식 효과>


그는 개미를 열일곱 살부터 스물아홉 살까지 열다섯 번 이상을 다시 썼다. 고친 게 아니라 처음부터 다른 버전으로 새롭게 썼다. 집안 욕조에 개미집을 넣어두고 개미를 관찰하고 기자로 일하면서 개매를 취재하기 위해 아프리카로 떠나기도 했다.


그가 글쓰기 스승으로 꼽은 작가 중 스티븐 킹이 있다. 스티븐 킹은 플롯을 계획하지 않고 생각나는 대로 글을 쓰는 반면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철저한 구성을 계획하는 글쓰기를 한다. 그가 말하는 좋은 소설은 설명하기보다 보여주는, 보여주기보다 상상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그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든 이해하려고 노력하되 판단하지는 않는다.


www.arbredespossibles.com 누구나 와서 자신이 가진 미래의 비전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사이트 <가능성의 나무>를 개설했다. 그는 과학에 관심이 많은 반면 비과학적인 것, 전생을 믿는다.



6. 12주 작가수업 - 마이클 레밍턴외 2인

이 책을 읽고 내가 왜 연초에 계획한 버킷리스트를 실행에 옮기지 못했는지를 깨달았다. 1년은 너무 길다. 12주 정도의 간격으로 목표를 잡고 진행하는 게 효율적으로 지속하기 좋다는 걸 배웠다. 앞으로 나의 모든 계획은 12주 프로젝트로 진행될 것이다.


글을 잘 쓰거나 다작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태도 - 순간의 위대함, 회복력, 커미트먼트, 책임감, 성장

자신의 글을 믿고, 내 글을 좋아하는 독자에게 집중한다. 내가 누구든, 무슨 글을 쓰든, 대다수는 내 글을 좋아하지 않거나 아예 신경조차 쓰지 않을 것이다.



7. 묘사의 힘 : 말하지 말고 보여주라 -샌드라 거스

이 책은 말해주는 글을 보여주는 글로 고쳐 쓰는 보여주기의 기술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전에 썼던 소설을 퇴고하기 전에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 다시 읽어볼 생각이다.


보여주는 글을 쓰는 아홉 가지 요령을 정리해 본다.

1) 오감을 활용하라

2) 힘이 강하고 역동적인 동사를 사용하라

3) 구체적인 명사를 사용하라

4) 인물의 행동을 작게 쪼개라

5) 비유를 사용하라

6) 실시간으로 행동을 보여주라

7) 대화를 사용하라

8) 내적 독백을 사용하라

9) 인물의 행동과 반응에 초점을 맞추라



8. 여전히 글쓰기가 두려운 당신에게 -이기주

음악도, 그림도, 글도 채우기보다 비우기가 어렵습니다. 하수는 무조건 가득 채우려 하고, 중수는 기계적으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애씁니다. 비우고 내려놓는 건 오로지 상수의 몫입니다. 내공을 쌓은 사람만 압니다. 비우는 행위는 단순히 덜어내는 기술이 아니라 무언가를 채우는 방법이란 사실을. 아무래도 비움과 채움은 이어져 있는 듯합니다. (p.117)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좋은 글은 천재 작가의 재능이 아닌 보통 사람의 노력으로 태어납니다. (p.190)



9. 무작정 시작하는 책 쓰기 -김욱

글쓰기 기법 중 '프리 라이팅' 기법이 있다. 글씨나 맞춤법 등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쓰고자 하는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쭉 내려쓰는 것을 말한다. 문법이 틀려도, 띄어쓰기가 엉망이 되어도, 단락 구성이 어설퍼도 좋다. 그냥 맥이 끊기지 않게 부드럽게 써나가면 된다. (p. 108)


이 부분을 읽고 나서 아침에 쓰던 일기를 아무 생각 없이 손가락이 움직이는 대로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생각나는 대로, 느낌대로. 같은 시간에 쓸 수 있는 양이 두 배로 늘었다.


문장은 가급적 짧게 쓰는 것이 좋다. 한 문장에 하나의 이야기만 해야 한다. 글은 리듬이다. 리드미컬하게 읽히려면 짧은 호흡으로 읽을 수 있는 문장으로 써야 한다. (p.134) 이 부분은 많은 글쓰기 책에서 강조하는 부분이다.


지금껏 글을 쓰면서 책을 쓴다는 생각으로 쓰지는 않았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기획과 흐름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한편 한편 꾸준히 써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글이 책 한 권으로 묶일 때를 생각하며 3개월 정도 같은 주제의 글을 써내는 연습을 해봐야겠다.



5주간 읽은 아홉 권의 책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꾸준한 읽기와 쓰기다. 잘 쓰기 위해서 필요한 게 재능만이 아니라는 사실에 희망을 얻는다.


머릿속이 복잡해 잠이 안 오는 날이 있다. 그럴 땐 그냥 글자를 본다는 마음으로 책을 펼친다. 계속 보다 보면 어느새 글을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러다 하품이 나온다. 어떤 날은 책을 읽다가 스르륵 잠이 들기도 한다. 책 속에 길이 있다더니... 내가 가장 먼저 찾은 길은 꿀잠의 길이다.



* 대문사진은 Pixabay로부터 입수된 Sofia Iivarinen님의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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