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웠다 적었다 지웠다 적었다공

공허함

by 푸른검정색

요즘, 글이 잘 써지지 않습니다.

같은 생활이 반복되고, 특별한 나날이 없어서일까요.
아니면 단지 지금은 글을 쓰고 싶지 않은 걸까요. 몇 시간째 제목만 지웠다 적었다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생각만 떠올라도 투명한 물 위에 물감을 떨어뜨린 듯, 그 색이 자연스럽게 퍼지듯 글이 써졌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무슨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고민만 하다가 하루를 마무리하게 됩니다.

아마도 반복되는 일상에 익숙해지는 중이기 때문이겠지요. 언제나처럼 출근하고, 언제나처럼 퇴근하고.
그 안에서 특별한 대화 하나 없이 시간은 흘러갑니다. 여유가 생겨 그동안 미뤄둔 일들을 하나씩 해보아도, 즐겁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글도 쓰이지 않는 걸까요.


요즘의 하루는, 매일같이 풀리는 신발끈 같습니다. 모든 게 느슨해져 있는 듯합니다.
무언가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지난 날과는 달리, 이제는 스스로 모든 것을 풀어버리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생각의 끈조차 놓아버리고 말았습니다. 풀어진 끈을 보고도 묶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 걸 보니, 스스로도 많이 지치고 힘들었나 봅니다.


이제는 허리를 숙여 신발끈을 묶는 것조차 버겁고, 무언가를 떠올리는 생각조차 하기 어려워지는 중입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힘든 시간이 이어질까 하는 두려움은 더 이상 애써 숨기기도 어려워졌습니다.


무엇이든 해보려 해도, 모든 게 벽에 막힌 듯합니다. 가슴속에서 뭔가가 꽉 막혀 있는 듯한 답답함에

소리를 질러보아도, 소리를 낼 곳이 없습니다. 진심을 나눌 대화를 하고 싶지만, 그런 사람이 곁에 없습니다.

그렇게 또, 벗삼아왔던 술을 찾게 되는 요즘입니다. 술을 마시는 일도 이제는 썩 즐겁지가 않고 무언가 생각을 들게끔 하지 않습니다.


"현재를 살아가고 그저 도망치지 않는것 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 는 글을 봤습니다.

그저 도망치지만 않으면 되는걸까요? 그저 버티는것 만으로도 충분한걸까요? 두서 없이 적어내려가는 글입니다.



진짜 즐겁지 않습니다. 글을 적는거 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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