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보답받을 수 있을까요?
쉼터에서의 사랑은 건강하지 않다. 이건 비단 연애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호의와 배려도 포함되는 이야기다.
명수 형은 내 명치쯤 오는 신장의 맏형이었다. 명수 형은 쉼터 선생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며 따랐다. 명수 형은 전 여자 친구의 인스타를 염탐하고 쪽지를 보내는 다소 찌질한 남자였다.
공공근로 사업으로 일자리를 얻은 명수 형은 하루 종일 복도를 청소하며 돈을 번다. 그렇게 힘들게 번 돈을 어디에 쓰고 싶냐고 물었더니
‘나도 몰라.’
라는 답변을 받았다. 뭐 솔직히 돈을 버는 데에 이유가 어디에 있나, 그냥 살기 위해 버는 거지. 그랬던 명수 형이 요즘 썸을 타는 사람이 생겼다고 기뻐하는 일이 생겼다. 나는 다소의 불안감을 억누르고 축하해 줬다.
그 이후로 명수 형은 비싼 약정이 딸린 스마트폰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평범할 때는 달에 한 번, 심할 때는 달에 두 번씩 바꿨다. 알고 보니 썸을 탄다는 여성 분이 지인의 가게에서 계속해서 휴대폰을 바꾸도록 종용하고 있었다. 나중에 쉼터 선생님들이 이 일을 알았을 때는 이미 명수 형의 통장은 텅장이 된 상태였다. 그 후 사건은 어찌어찌 해결되었지만, 명수 형은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받았을 터였다.
언제는 명수 형을 찾아온 아이가 쉼터에서 행패를 벌인 적이 있었다. 원래 그 아이도 현 쉼터에 속해 있던 아이였지만, 지속적으로 명수 형을 착취하면서 퇴소당했다고 한다. 그 아이는 명수 형을 내놓으라고 으름장을 놓았고, 쉼터 선생님들과 말다툼을 벌였다.
또 언제는 내가 평소 친하게 지내던 민수가 과거에 명수 형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킨 적이 있음을 고백했다. 나는 그때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양아치 같은 이가 국가에서 지원해 준 명수 형의 집을 무단으로 점거한 적도 있었다. 탄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명수 형은 쉼터 선생님을 아버지로 부르지만, 쉼터 선생님은 그러지 말라고 대답한다. 이는 지나친 편애를 막기 위함임을 알고 있다. 하지만 명수 형의 아버지라는 외침이 메아리처럼 울리는 이유가 뭘까.
명수 형의 사랑은 보답받지 못한다. 그저 명수 형은 사랑을 했을 뿐이다. 이성을 사랑하고, 동생들을 사랑했다. 하지만 명수 형의 사랑은 보답받지 못한 채 써먹기 좋은 도구로 취급될 뿐이었다.
나는 부디 언젠가 명수 형의 사랑이 보답받기를 원한다. 그렇지 못하면 너무 슬플 테니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