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여행을 다니는 이유
쉼터는 기본적으로 등교를 해야 하는 아이들을 제외하곤 의무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 복지 예산을 얼마나 어떻게 편성하느냐에 따라 프로그램의 질이 달라진다. 평소에는 절약적으로 산책이나 운동을 즐기지만, 겨울이나 여름에 한 번씩은 국내 여행을 다녀올 수도 있다.
쉼터에 머물렀던 여름날에 바닷가로 놀러 간 적이 있었다. 모처럼 여름 리조트에서 해안가를 만끽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뿔싸! 우리에게는 리조트를 즐길 돈이 없었다. 결국 우리는 손가락만 빨며 방 안에만... 있지 않았다!
사회 복지사님들이 사비를 털어 사준 맛난 음식도 먹고, 프로그램 중에 하나였던 모래사장 바이크도 즐겼다. 그때 당시에는 이런 여행들이 왜 필요한 지 몰랐다. 이런 돈이 있으면 자립을 위해 생활비를 지원해 주거나 교육 프로그램을 하나라도 더 짜는 게 좋지 않겠냐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 모든 것들이 필요했음을 안다.
쉼터생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했던 것은 가족들과 여행을 다니며 기념할만한 추억이다. 비록 우리에게는 가족은 없지만, 그것을 대신할만한 것이 있어서 현재에서 과거로 고개를 돌려봤을 때 그래도 나쁜 일만 존재하는 건 아니었지-라고 기억할 추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