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수학 수업 - 봄 : 프롤로그
학교에서 3월은, ‘3월 + 다른 달’이라고 할 정도로
3월은 한 해의 반, 아니 그 이상이지요.
3월 개학식 날,
처음 만난 학생들은,
신기하게도 3월의 마지막 날에는
마치 아주 오랫동안 만나 왔던 것처럼
그렇게 우리 반, 내 제자로 마음에 새겨져 있게 된답니다.
교정에 산수유, 개나리, 목련, 벚꽃, 철쭉
봄꽃들이 연달이 피어나는 동안,
낯선 학생들을 만나 한 명 한 명 얼굴을 익힐 때까지,
낯선 학생들을 만나 한 명 한 명 이름을 외울 때까지,
낯선 학생들을 만나 우리 반, 내 제자 라고 느껴질 때까지
필요한 시간은, 딱 한 달.
3월이 끝나갈 즈음,
학생들도 서로 서로 우리 반이구나,
우리 담임샘이구나, 우리 수학샘이구나 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3월이 지나면, 이미 한 해의 반을 지나온 것 같지요.
봄은 많은 기적을 불러온다고 했던가요.
3월 수업은, 한 명도 허투루 듣는 학생 없이 전원 ‘열공’하는 수업입니다.
작년 수학 수업 시간에 공부 한 자 안했던 그 녀석도
새학년 새봄이 되니 공책도 준비해 오고, 수업 시간 공책에 몇 자 적기도 합니다.
이건 3월에만 가능한 기적이지요.
중학교 수학 교육과정에서 봄에 배우는 내용은, '수 체계'입니다.
자연수에서 음수를 거쳐 정수로,
유리수와 무리수를 거쳐 실수로,
수가 확장되어 가면서 사칙 연산도 복잡해 지고,
수와 아울러 문자도 등장하면서
앞으로 일차방정식, 연립일차방정식, 이차방정식을 배울 준비를 합니다.
3월이 꼭꼭 씹어먹듯 천천히 지나간 후,
교정에는 벚꽃이 만개하고, 철쭉이 연달아 피고, 라일락 향기 솔솔 풍겨오면서
4월과 5월이 시속 100km, 시속 200km의 초고속으로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그러면 어느새 봄날이 저만치 이미 지나가 있고,
우리는 방정식과 함수의 문 앞에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