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수학 수업, 봄(3) 소수는 무한하다

중학교 수학 수업 - 봄 (3)

by Galaxy샘

1부터 100까지 자연수 중에서 소수는 모두 몇 개일까요? 정답 25개.

1부터 1000까지 자연수 중에서 소수는 모두 몇 개일까요? 정답 168개.

1부터 10000까지의 자연수 중에서 소수는 모두 몇 개일까요? 정답 1229개.


학생들에게 ‘소수는 무수히 많을까요?’ 라는 질문을 던지면,

학생들은 당연히 ‘예~!!’,

소수가 무수히 많음을 직관적으로 압니다.

그렇다면 "소수가 무수히 많다는 것을 증명해 볼 수 있나요?"

소수가 무수히 많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2300여년 전에 증명되었습니다.

고대 그리스 수학자 유클리드(BC 325? - BC 265?)의 <기하학 원론(Elements)>에 증명이 소개되어 있지요.

그 이후에도 소수가 무수히 많다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증명들이 있었지만,

그 어떤 증명보다도, 유클리드의 증명을 가장 높게 평가합니다.

수학사에서 가장 완벽하고 아름다운 증명으로 손 꼽힌답니다.


증명해야 할 결론을 우선 부정하여 시작하는 '귀류법(Reductio ad absurdum)'

귀류법의 가장 아름다운 사례가 유클리드의 소수의 무한성에 관한 증명인데요,

영국의 수학자 하디(G. H. Hardy, 1877~1947)는 그의 저서 <어느 수학자의 변명>에서

귀류법이야말로 체스 게임에서의 그 어떤 전략보다 훨씬 더 품격 있는 논리라고 평하면서,

이 증명을 '최고 등급의 예술 작품과 같다'고 극찬하였습니다.


우선 귀류법으로,

'소수가 무한하다'는 결론을 부정하면서 시작합니다.

그리하여 소수가 유한개라고 가정하면,

유한개의 모든 소수를, p1, p2, ... , 그리고 마지막 소수를 'p끝' 이라고 합시다.

유한개의 모든 소수를 곱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거기에 1을 더한 수,

n = p1×p2×...×p끝 +1

이 수 n은 소수가 되면 안 되겠지요. 왜냐하면 마지막 소수는 'p끝'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이 수 n이 기존의 어떤 소수로 나누어도 항상 나머지가 1이 남기 때문에

결국 이 수 n은 새로운 소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소수는 모두 유한개라고 했는데, 새로운 소수 n이 나타났으니,

이러한 모순이 생기는 까닭은 무엇 때문일까요?

바로 소수가 유한개라는 애초의 가정이 틀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소수는 무한이라는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무한'의 영역을 몇 줄의 수식으로 유클리드가 완벽하게 증명하였으니,

정말 멋지지요~!

학생들도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중학교 학생들이 아마도 처음으로 접해 보는, '수학적 논리'의 파워였을 겁니다.


이제 소수가 무한히 많다는 것을 믿어도 좋습니다.

그런데 소수가 무한히 많기는 하지만 수의 세계가 그보다 훨씬 더 넓어서

마치 저 광대한 우주에서 생명체를 찾는 것처럼 소수를 찾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수학사에서 소수를 찾아 내는 과정에는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일례로 페르마(1601~1665)는 소수 찾기를 연구하다가

4,293,967,297 = 2^23 + 1 이 소수일 거라고 굳게 믿었지만,

오일러(1704~1783)는 이 수가 641×6,700,417 로 합성수임을 밝혀 냈습니다.

오일러는 도대체 계산기도, 컴퓨터도 없던 시절에 이 수의 인수를 어떻게 찾아낸 것일까요?

오일러는 진정 역사상 최고의 계산력을 지닌 수학자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소수들 보다 더 큰 소수를 발견하려는 노력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고, 상금도 걸려 있습니다.

‘에라토스테네스의 체’, '오일러의 소수 생성 다항식', ‘밀러-라빈의 소수판별법’, ‘AKS 소수판별법’ 등등

소수를 찾으려는 많은 방법들이 시도되었지요.


소수 찾기의 한가지 힌트는 ‘메르센 소수’입니다.

마린 메르센(1588~1648)은 수학에 관심이 많았던 프랑스 수도사였는데요,

2^p−1 (p는 소수)의 형태를 가진 소수들이 꽤 많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2^2−1 = 3 (소수),

2^3−1 = 7 (소수),

2^5−1 = 31 (소수),

2^7−1 = 127 (소수),

....

(단, 2^11−1 = 2047 = 23×89 로 소수가 아님)

이러한 형태로 생긴 소수를 '메르센 소수'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p의 자리에 아주 큰 소수를 넣어서, 이 수가 소수임을 확인하면,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던 큰 소수를 그나마 쉽게 찾을 수 있겠지요.

메르센 덕분에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큰 소수는 대부분 메르센 소수입니다.

가장 최근에 발견된 메르센 소수는 (2025년 12월 31일 기준으로)

2^136,279,841−1 입니다.

이 숫자는 무려 4,102만 4,320자리에 달하는 엄청나게 큰 숫자인데요,

1초에 1자리씩 읽어도 무려 475일이 걸리는 분량이라고 합니다.


거대 메르센 소수를 컴퓨터를 이용해 찾는 프로젝트도 있습니다.

일명 'GIMPS(Great Internet Mersenne Prime Search)'

전 세계 200만대 이상의 컴퓨터가 지금 이 순간에도 메르센 소수를 찾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동참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집에 있는 컴퓨터에서 'GIMPS'에 회원가입하고,

이 사이트에서 메르센 소수 찾는 프로그램을 다운받으면 됩니다.


우리나라에도 'GIMPS' 회원들이 많다고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관련 다큐 EBS의 <수학의 위대한 여정>(2014년 방영)도 보여줍니다.

샘도 'GIMPS' 회원이라고 하면,

학생들도 너도 나도 'GIMPS'에 가입하겠다고 합니다.

금광에서 금을 채굴하듯이,

자연수의 세계에서 우리는 '소수'를 채굴합시다!

우리가 학교에 가 있는 시간에도, 우리가 잠을 자는 시간에도

우리의 컴퓨터는 'GIMPS'에서 받은 프로그램으로 여전히 소수를 찾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의 컴퓨터에서 소수가 발견된다면,

야호~!!

새로운 메르센 소수를 발견하면 발견자에게 3,000달러 상금이 지급됩니다.

만약 발견한 메르센 소수가 1억 자리가 넘는다면 상금은 무려 15만 달러(약 2억원) 입니다.


무한히 많은 소수들은 어디에 숨어 있을까요?

하늘의 저 수 많은 별들의 분포가 무작위인 듯 보이지만,

아주 거대한 관점에서는 별들의 분포에 어떤 패턴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소수의 분포에도 어떤 규칙성이나 어떤 패턴이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수학자들의 오랜 궁금증이었습니다.


가장 작은 소수 2에서 시작하여

2, 3, 5, 7, 11, 13, 17, 19, 23,...

소수와 소수 사이의 간격이 1, 2, 2, 4, 2, 4, 2, 4, .... 들쭉날쭉 합니다.

세 자리 소수의 경우, 1009, 1013, 1019, 1021, ....도

소수와 소수 사이의 간격이 4, 6, 2, .... 로 들쭉날쭉합니다.

어떤 소수 다음에 다른 어떤 소수가 나오는지에 대해서는 정말 아무런 예상도 할 수 없는 것일까요?


모든 수학자들이 가장 알고 싶은 것은,

바로 소수를 찾을 수 있는 일반적인 방법입니다만,

현재까지 그러한 일반적인 방법은 찾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소수는 개개인과 같이 유니크해서,

소수를 찾을 수 있는 일반적인 방법은 영원히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 수학자 베른하르트 리만(1826-1866)

1859년 발표한 단 9쪽자리 논문에서

소수의 분포가 완전히 무작위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리만은 ‘리만 제타 함수’를 고안하여,

그 함수에 소수의 위치 정보를 넣으면 놀랍게도 유의미한 규칙성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리만은 이 논문에서,

'엄밀한 증명을 하려고 시도하였으나, 아직 충분히 간결하지 않아 일단 보류한다.'라는

짧은 글귀만 남겨놓았습니다.

그리고는 그만 리만은 39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리만이 죽은 후 그가 남긴 메모들이 발견되긴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가사도우미가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상당수의 메모들을 불태워 버렸습니다.

겨우 남은 메모들과 슈퍼 컴퓨터를 동원하였을 때,

10조 개 이상의 소수들에게서 리만이 주장했던 규칙성을 찾을 수 있었다고 하니,

수학자들은 더욱 '리만 가설'이 증명되기를 고대하는 것이지요.


독일의 위대한 수학자 다비트 힐베르트(1862~1943)는 말하길,

만약 자기가 수백년 동안 잠이 들었다가 깨어난다면,

가장 먼저 "리만 가설이 증명되었는가?"라고 물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현재 ‘리만 가설’은 '밀레니엄 7대 난제' 중의 하나이고,

100만 달러(약 13억원)의 상금도 걸려있습니다.

만약 언젠가 '리만 가설'이 증명된다면,

소수의 분포에 어떤 정교한 패턴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우리가 지금은 상상하지 못하는, 우주의 또 다른 비밀의 문이 열리게 되는 것입니다.


중학교 1학년 수학 첫 단원, 소수

소수는 자연수의 바탕이 되는, 여전히 그 비밀이 밝혀지지 않은, 무한한 신비입니다.

중학교 수학은, 소수(素數)를 배움으로써 이제 초등학교 수학과는 확연히 선을 긋게 됩니다.


“나, 소수(prime number)도 아는 사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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