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후기가 아니라 에세이를 쓰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위주로 읽었는데, 독서 모임 등에 관심을 가지면서 남들이 추천하는 책을 읽게 되었다.
심지어 나하고 전혀 상관없는 독서 모임에서 선정한 책들도 읽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읽어야 할 책 목록이 엄청 늘어나기 시작했고, 성격상 To Do List를 줄이기 위해서 미친 듯이 읽고 있기도 하다.
이 책은 중학교 관련된 문서에서 스치듯 지나가면서 본 책이다.
무슨 문서였는지도 정확히 모르겠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이에 책 한 권이 있었을 뿐!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699547
출판사가 '비룡소'다. 아이를 키우면서 청소년 소설도 꽤 읽어대기 시작했는데, 이제 비룡소라는 출판사 이름만 들어도 청소년 소설이구나 했다.
실제로 비룡소가 청소년 소설만 만드는지는 모르겠다. 잠깐 구글링을 해 보니 어린이 책 전문 출판사로 1994년 설립했다고 한다.
유은실이라는 작가는 처음 접했다. '10만 부 판매 기념 봄 에디션'이 있는 것으로 보아 상당히 많이 팔린 책이구나 하는 정도만 알고 읽기 시작했다.
청소년 소설이 이렇게 흥미진진할 줄은 미처 몰랐다(개인적인 선입견이 작용했다고 본다).
'순례 주택'을 둘러싼 한바탕 대소동, 막 가는 수림이네 네 식구가 쫄딱 망한 뒤에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의 전 여친의 빌라 '순례 주택'으로 입주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아주 흥미진진하게 쓴 소설이다.
청소년 소설이라 그런가 분량이 조금 아쉽다. 개인적으로는 결론이 조금 성급하다는 느낌도 있다.
뜬금없이 '김 부장 이야기'라는 책이 떠올랐다. 비슷한 부분이 있긴 한가?
그것보다도 김 부장 이야기처럼 2권, 3권도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유은실 작가의 다른 책을 찾다가 '2미터 그리고 48시간'이라는 소설도 읽었다.
책이 얇은 것과 기억에 오래 남는 것 사이의 상관관계가 있을까?
아무래도 읽는 시간이 짧다 보니, 노력과 시간이 덜 들어가서 그런 게 아닐까?
그레이브스병에 걸린 주인공 열여덟 살 정음이가 방사선 요오드 치료를 받은 후 48시간 동안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고독한 시간의 이야기이다.
몇 년 전, 갑상선암 수술을 한 적이 있다(지금은 완치판정을 받았다).
처음 암 판정을 받았을 때 이런저런 자료들을 찾아보면서 비슷한 걱정을 했던 기억이 있다.
(갑상선암 환자 중에서도 방사선 요오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다시 순례 주택으로 돌아와서 한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수림아, 어떤 사람이 어른인지 아니? 자기 힘으로 살아 보려고 애쓰는 사람이야."
난 어른이 되어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언제부터? 혹은 언제쯤이면 어른이 되는 것일까?
* 참고로 이 책의 사용연령(교보문고의 표현)은 '3세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