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후에 시간이 조금 남아서 운동삼아 도서관에 걸어갔다.
우리 집에서 수지도서관까지 도보로 약 20분 정도 걸린다. 생각 같아서는 조금 더 멀었으면 좋겠다. 왕복 40분은 운동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거리다. 그나마 올 때는 가방이 무거워서 조금 더 운동이 되는 느낌도 있다.
볼 책들을 To Do List에 정리해 두긴 하는데, 도서관에 가면 꼭 몇 권을 더 빌려오는 욕심을 내곤 한다.
그래도 이번에는 욕심을 1권밖에 내지 않았구나. 욕심을 내지 않아도 가방이 충분히 무거웠다.
1. 니콜라스 카 -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무슨 책인지 전혀 모른다. 얼마 전 책모임에서 제목이 언급된 적이 있다.
약간 결벽증인가? 얘기 나온 책들을 다 읽고 싶어 진다. 아니, 읽어야만 하는 의무감도 생기는 것 같다.
2. 카프카-변신, 카뮈-이방인, 니콜라이 고골-외투
역시 같은 책 모임에서 언급된 책들이다.
고등학교 1학년 학생 대상으로 진행할 책 모임에 이런 책은 어떨까 하고 얘기가 나왔다.
아마 20-30년 전에 한 번쯤 읽었던 것 같기도 하다.
워낙 소재가 특이한 변신을 제외하고는 내용이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수 백 년 까지는 아니고, 1~200년 정도 된 책들. 많이 접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현대소설이 쉽게 읽힌다.
3. 이혁진 - 사랑의 이해
얼마 전 친구를 통하여 이혁진의 '광인'을 추천받아서 읽었고, 그의 다른 작품을 읽고 싶어졌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이미 이 책을 읽었는데, 읽다 보니 작년에 드라마로 접한 작품이다.
그래도 흥미진진하다. 작가 이름을 여전히 To Do List에 남겨둔다.
4. 가키야 미우 - 당신의 살을 빼 드립니다
얼마 전 우연히 가키야 미우라는 작가의 '이제 이혼합니다'를 접했다.
가끔 작가 이름만으로 서가에서 찾는 경우가 있는데, 도서관 서가에 책이 몇 권이나 있냐에 따라서 작가의 인기도를 짐작할 수 있다. 제목도 보지 않고 빌려왔는데, 제목을 미리 봤더라면 안 빌려왔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상당히 만족한 소설이다. 중2 아이에게도 한 번 읽어보라고 추천했다.
5. 이상하고 아름다운 판타지 촌라이프
내가 속하지 않은 다른 책모임에서 읽은 책이다.
청년들이 '리틀 포레스트'같은 촌 라이프를 꿈꾼다. 혼자서 두렵다면 여럿이 함께하면 어떨까?
눈에 확 띄는 구절이 있어 옮겨본다.
"최근이여. 최근까지 그랬어. 한, 10년 전인가?"
"최근과 10년, 상충되는 듯한 두 단어가 어쩌다 같은 의미가 되어버린 걸까? 두 단어의 간극은 어떻게 사라져 버린 걸까? 분명 같은 땅임에도 불구하고 촌의 시간은 도시보다 한참을 느리게 흘러가는 듯했다."
6. 폴 오스터 - 겨울 일기
절친 김박사는 폴 오스터라는 작가를 통하여 독서에 흥미를 가졌다고 한다.
나는 이 작가의 책을 한 권도 읽어보지 못했다. (작가야 워낙 많으니 너무 상심하지 말자)
그래서 한 권 빌려왔다.
아직 읽지 않고 아껴두고 있다.
7. 송헌, 위래 외 - 곧 죽어도 등교
욕심을 내서 빌려온 책이다.
가끔 반납 코너를 기웃거릴 때가 있다. 누군가 반납을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볼만한 책이 아닐까?
작가나 소설에 대하여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빌려왔다.
브릿G에서 진행된 '학교'를 소재로 한 작품을 응모하는 '작가 프로젝트'에서 뽑힌 작품들 위주로 책을 출간했다고 한다. 브릿G는 황금가지 출판사가 만든 온라인 소설 플랫폼이다.
(출간과 출판 뭐가 더 맞는 표현일까? 한번 찾아봐야겠다.)
무려 9권의 책을 한 번에 빌려왔다.
어떤 순서로 책을 볼 것인가?
보통 소설-비소설을 번갈아 읽고, 소설의 경우에도 국내 작가와 해외 작가를 번갈아 가면서 읽는다.
뭔가 최대한 질리지 않으려는 시도라고나 할까?
짧은 책을 먼저 읽는 경우가 많다. 한 권을 읽었다는 성취감을 쉽게 맛보기 위함이다.
소설의 경우 뒷 내용이 궁금해서 한숨에 읽는 경우가 많아서, 비소설을 뒤로 빼두는 경우가 있다.
잠깐씩 짬이 날 때 끊어서 읽어도 괜찮은 책들은 그 시간을 위하여 아껴둔다.
출근 준비하고 남는 시간이나, 잠들기 전에 잠깐씩 읽는다.
다음번에는 또 어떤 책을 빌려오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