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진, 가키야 미우, 정세랑
원래 소설 위주로 독서를 했었는데, 근래에 읽기 어려운 책을 너무 많이 읽었다.
대부분 두껍기도 해서, 진도가 잘 안 나간다.
후기를 쓰자니 내용 파악도 쉽지 않아 쓸 말도 없었다.
- 미디어의 이해, 마셜 매클루언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 여섯 번째 대멸종, 엘리자베스 콜버트
-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니콜라스 카
- 나쁜 교육, 조너선 하이트, 그레그 루키아노프
-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대략 이런 책들이다. 저 중에 몇 권은 그래도 읽을 만 하긴 했다.
(책이 문제가 아니라, 나의 내공이 문제이다)
당분간 어려운 책을 멀리하고 소설에 빠져 살기로 결심했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고르는 것도 꽤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서, 이번에는 작가 몇 명을 정해두고 안 읽은 책을 다 집어왔다.
이혁진의 소설 <단단하고 녹슬지 않는>은 제목보다 표지에 쓰여 있는 문구가 더 눈에 잘 들어온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2414749
"어느 늙고 미친 여자가 이 하찮은 일에 목숨을 걸었다고"
올해에 처음 접했던 이혁진이라는 작가는 데뷔한 지 10년이 채 되지 않아서인지 장편 소설이 많지 않다.
<광인>, <사랑의 이해>, <누운 배>, <관리자들>, <단단하고 녹슬지 않는> 이렇게 5권인데 이 책을 마지막으로 전부 읽었다.
머지않아 새로운 소설이 또 나오긴 하겠지만, 당분간 읽을 작가 목록에서 지워도 될 것 같다.
정세랑 작가는 꽤 많은 소설이 있는데, 몇 권 접하지 않아서 이번에 여러 권 빌려왔다.
제일 유명한 <보건교사 안은영>도 아직 안 읽었다. 영화도 보지 않은 것 같다.
다행히 도서관 서가에 책이 남아있다. 그 외에도 정세랑 작가의 책을 몇 권 더 집어왔다.
마지막으로 그중에서 제일 쉽게 읽히는 작가인 '가키야 미우' 코너에 가서, 마구잡이로 책을 집어왔다.
사실 올해 가을에 처음 알게된 작가인데 벌써 9권을 읽었다.
용인시에서 해마다 진행하는 '독서마라톤'을 완주하면 책을 14권까지 빌릴 수 있다.
(가끔 무슨 기간에는 28권까지 대여도 가능하다)
14권의 소설을 가방에 넣으니 무게가 꽤 나가지만, 그래도 왠지 뿌듯하다.
갑자기 어릴 때 생각이 난다.
명절 때 만화책 수십 권을 빌려와서 친척들끼리 모여 앉아(누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소설책 14권을 쌓아두고 뭐부터 읽을지 고르는 것도 꽤 재미있다.
사실은 빨리 읽어야겠다는 압박도 살짝 느낀다(그래서 얇은 책을 먼저 보기도 한다).
당분간 소설에 빠져 살아보자.
이쯤 되면 취미가 '독서'라고 말하기에 부끄럽지 않은 정도는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