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나를 구원하지 못했으므로
예술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랩을 해보고 가사도 써보고
음악 이론하고는 전혀 상관없이
그저 내 입으로 박자를 연주하며 박수는 받고 싶었다.
그러다 빌어먹을, 나의 문인의 재주를 발견했다.
나는 가족이 없는 삶이 영원히 지속되리라 확신하며,
어둠 속 예술에 발끝을 문질렀다.
죽어서라도 내 작품이 인정받는다면 —
그건 내가 알 수 없겠지만, 그래도 좋았다.
예술이란 게
나 자신과의 싸움인지,
아니면 형편없는 나를 정당방위할 수 있는 단어인지
질기게 씹고 매달려 보았지만 답은 없었다.
그래서 나는 그저 ‘빌어먹을 놈’이란 명찰을 달고
4년을 달려왔다.
밥값은 할 정도의 형편 있는 인간인지라
내가 정말 될 놈인가에 의의를 두고
처절하게 맞붙었지만
아직도 그 과정 속에 갇혀 있다.
역사에 이름을 남긴 재주 많은 인간들 —
미켈란젤로, 파가니니, 베토벤, 반 고흐, 피카소.
나는 가끔 상상 속에서
그들과 나를 비견하며 치켜세운다.
하지만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 아니다.
가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인간일 뿐
그렇다면,
언젠가 내가 희생해야만 하는
죽음의 갈림길 앞에서
내가 지켜야 할 것은 윤리인가
아니면 내가 앞으로 만들어야 할 예술적 가치일까.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속 생선가게 뮤지션처럼
그저 ‘흔적’을 남긴다면 —
그것 또한 예술이라 할 수 있을까.
나는 아직도 그 답을 모르겠다.
하지만,
이 빌어먹을 창조의 저주 속에서
나는 오늘도 나를 조금씩 깎아내리며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