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의 무덤

by Jrlee


영혼 없는 나의 늪.

초라한 한구석에 치우쳐 있는 빈주먹이

원한 살 곳도 없이 허공을 두드린다.


몹쓸 입으로 지껄여대던

망자들을 향한 조롱 섞인 비아냥 뒤엔

텅 빈 속 깊은 곳에서 치솟은 폭소만이

조용히 나를 감싼다.


이윽고 보잘것없던 나의 무덤에서는

아지랑이 같은 활기찬 꽃향기 한 줄기 피어올라

아침의 거짓된 향기처럼

잠시 나의 생기를 흔들다

어딘가의 짐승 울음 속으로 흩어진다.


나는 다시 두드리고,

무표정한 얼굴로 거리를 건너며

어둠을 가린 채

천천히 숲 속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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