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없는 나의 늪.
초라한 한구석에 치우쳐 있는 빈주먹이
원한 살 곳도 없이 허공을 두드린다.
몹쓸 입으로 지껄여대던
망자들을 향한 조롱 섞인 비아냥 뒤엔
텅 빈 속 깊은 곳에서 치솟은 폭소만이
조용히 나를 감싼다.
이윽고 보잘것없던 나의 무덤에서는
아지랑이 같은 활기찬 꽃향기 한 줄기 피어올라
아침의 거짓된 향기처럼
잠시 나의 생기를 흔들다
어딘가의 짐승 울음 속으로 흩어진다.
나는 다시 두드리고,
무표정한 얼굴로 거리를 건너며
어둠을 가린 채
천천히 숲 속으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