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는 우리가 굉장히 많이 애용하는 물품이다. 특히 앉아서 무언가를 해야 하는 직업이나, 공부를 해야 하는 학생들과 같은 경우에는 하루의 절반 이상을 의자에서 보내게 된다. 의자는 우리 생활을 구성하는 일부분 중 하나고, 우리를 도와주기 위해 군소리 없이 묵묵히 자리를 내어주는 고마운 존재다.
의자는 우리와 접촉하는 면이 엉덩이, 등, 팔 부분이 대부분이다. 우리와 함께 살아가면서 제일 많이 부대끼는 부위가 엉덩이라면 나는 굉장히 침울할 것 같다. 그래서 가끔 의자가 부서지면서 파업을 하는 경우도 생기나 보다.
인간의 모습이 다양한 것처럼 의자의 형태도 굉장히 다양하다. 의자는 사용자의 목적에 맞게 여러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단출한 모습부터 현란한 모습까지 꽤나 많은 모습들이 있다. 가끔 굉장히 화려한 의자를 보고 있으면 공작새가 상대방을 유혹하기 위해 털을 한껏 부풀린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의자는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존재한다. 힘들겠지만 아무런 불평불만 하지 않는다. 사람처럼 기분에 따라 변덕을 부리거나 남을 헐뜯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다.
나는 과연 의자 같은 삶을 살고 있는지, 물어본다면 의자와 반대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존재가 제일 멋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불평불만하지 않고, 상황을 탓하지 않고, 타고난 상황을 재지 않으면서 그저 자신의 목표를 향해 향하는 것이 제일 인간답다고 생각된다. 자아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우리들을 본다면 가끔 안타깝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의자는 이미 자아실현을 충분히 성공적으로 완수했다고 본다. 자신의 목적, 목표를 명확하게 알고 그것을 실행하고 있는 의자는, 인간은 아니지만 충분히 나보다 더 나은 사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의자는 인간이 아니고 사물이니까 내가 하는 말들이 허무맹랑한 말들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나는 가끔 생각한다. 배움에는 나이 불문하고 배울 점이 있다고 말이다. 그리고 사물을 의인화하고 다른 각도로 바라본다면 내가 하는 생각들이 어느 정도 말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하루의 절반 이상을 마주하고 사용하고 있는 의자를 단순히 물체의 개념을 넘어서서 유기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도 그들의 장점을 발견할 수 있게 되고, 그 장점을 나의 것으로 만든다면 한 발짝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고로 나는 의자에게 감사한다. 항상 그 자리에 그대로 우리를 지탱해 주는 기둥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