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맡은 브랜드를 사랑하는 일
이 글은 광고를 업으로 시작하려는 이름 모를 후배들을 위해 쓴 글임을 먼저 밝힙니다.
금싸빠라는 게 있죠?
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을 그렇게 부르죠.
그럼 저는 금브사빠인 거 같아요.
금방 브랜드와 사랑에 빠지는 사람요.
광고를 한다면 금브사빠 기질이 있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봐요.
없다고 해도 의도적으로 자신이 맡아야 할 브랜드와 사랑에 빠지면 좋을 거 같기도 하고요.
사실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 거 같아요.
자신만의 취향도 있고 기준도 있으니 그런 것들에 맞는 걸 찾고, 경험하는 과정을 거쳐야
좋아하는 단계로 넘어갈 수 있으니까요.
브랜드와 사랑에 빠지는 일은 사실 같은 맥락에서 쉬운 일은 아니죠.
그래서 의도적으로라도 그렇게 하는 게 어떨까라고 제안드리는 거고요.
광고 대행사에서 일하면 정말 많은 제품, 서비스, 브랜드와 만나게 되죠.
당연히 내가 모르는 제품과 상품이 너무 많고 혹은 내가 좋아하지 않거나 알지도 못하는 브랜드의 제안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요.
좋아하는 제품을 만나고 그 제품의 마케팅 솔루션을 찾는 과정은 더없이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겠지만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요?
좋아하는 제품도 즐기거나 사용할 때나 좋지, 일로 만나게 되면 오히려 싫어질 수 있을 거예요.
그만큼 어떤 제품을 이해하고 분석해서 마케팅 전략을 짜고 솔루션을 만들어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죠.
좋아하는 제품도 그럴진대 만약 좋아하지 않는 제품과 브랜드를 만나면 오죽할까요.
당연히 좋은 전략이나 크리에이티브가 나오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우린 그냥 소비자로서 제품과 브랜드를 선택하는 게 아니죠.
전문가로서 제품과 브랜드의 문제를 파악하고 그 문제를 해결해 주는 사람들이죠.
그러니 좋은 솔루션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내가 맡아야 할 제품이나 브랜드를 사랑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한 거 같아요.
그런 생각 때문인지 아니면 기질 때문인지 저는 제안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금방 금브사빠가 되는 거 같아요.
그래서 제품을 이야기할 때도 '우리 제품이 많이 팔리려면', '우리 브랜드가 사랑을 받으려면'.. 하면서
마치 제가 해당 기업의 직원이 된 거처럼 말하고 행동하게 되죠.
왓위민원트라는 영화에는 광고대행사 직원이 주인공이에요.
좋은 광고를 만들기 위해 여성 제품을 써보는 인상적인 장면이 나와요.
짧은 기간 동안 제품에 대해 알아가기 위해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한 게 광고대행사의 일이기도 합니다.
수주에 실패하거나 계약이 끝나면요?
당연히 언제 그랬냐는 듯 헤어진 연인처럼 그만 사랑합니다. ㅎㅎ
사랑의 기간이 한 달로 끝날지 한, 두 해가 될지 모르지만 자신이 맡은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브랜드를 그 어떤 임직원 보다 뜨겁게 사랑을 해보세요.
그럼 잘 안 나오던 솔루션 아이디어도 나올 때가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