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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의 발견

아이디어를 만드는 방법 : 발견

by 김대영

"전남 담양에 도래수 마을이라고 있더라고요"


'도래수 마을'

카피라이터가 토레스 EVX 전기차 광고 회의 시간에 들고 온 아이디어입니다.


KG모빌리티의 토레스와 이름이 비슷한 '도래수 마을'이 전남 담양에 있다는 사실 딸랑 하나.

이 '사실'은 어떻게 디벨롭되었을까요?

결과적으로 이 작은 발견은 토레스 EVX의 런칭 광고 영상이 되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펜타클은 KG모빌리티(구 쌍용자동차)의 광고대행사가 되었습니다.

펜타클이 맡은 KG모빌리티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SUV 스타일 전기차, 토레스 EVX의 런칭이었요.

우리는 토레스 EVX를 알릴 화제성 있는 아이디어가 필요했죠.

결국 말씀드린 것처럼 토레스와 비슷한 이름의 마을로 훌륭한 광고 하나가 만들어졌습니다.


물론 이 작은 발견에는 다른 여러 사람들의 생각이 덧붙여졌습니다.

생각과 생각이 만나고 거기에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면서 '국내 최초 친환경 전기차 마을'이라는 프로젝트로 진화했어요.


미래적이고 도회적인 EV와 시골마을은 언뜻 부조화스럽습니다.

하지만 생각을 좀 달리해볼까요?

아시는 것처럼, 전기차는 친환경의 대명사죠. 그렇다면 도시보다 더 환경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는 곳은 물 맑고 공기 좋은 자연 속의 마을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이디어를 디벨롭하는 과정에서 도래수 마을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지오빌리지로 지질학적 환경을 보존할 가치가 있는 곳임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자연 속에 숨어 있는 작은 마을이 조금 더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 보존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생각은 도래수 마을을 '친환경 전기차 마을'을 만들어주자는 것으로 진화했고 마을에 토레스 EVX 1호차를 증정하는 프로젝트가 되었죠.


거기에 더해 충전시설이 적은 자연 속 시골 마을들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해 주는 KG모빌리티의 마음 충전기 사업으로도 확장되었습니다.


흔히들 창의적 작업물들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광고에서의 창의성들은 기존 것에서 유의미한 것들을 발견하는 과정이 더 많다고 생각해요.

도래수 마을은 그 자리에 수백 년 전에도 있었지만 펜타클에 의해 새로운 의미가 생겨난 것처럼요.


그래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과정에서 많은 Input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정보가 머릿속에 있다면 그 정보들이 해체되고 결합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output이 나오죠.

input의 방식은 독서가 될 수도 있고 음악을 듣거나 유튜브를 보는 것도 될 수 있어요.

다만 조금 더 목적성을 부여하고 어떤 인풋이 나의 창의적인 아웃풋에 도움을 줄지 생각해 보면서 정보를 집어넣는 게 더 좋을 거 같아요.

그래서 광고를 하는 사람들이 나의 관심사를 벗어나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평소에 많은 인풋들을 넣는 것이 가장 좋지만 특정한 프로젝트에서 아이디어를 내야 할 때, 멘땅에 헤딩하듯 무에서 유를 만들려 하기보다 무언가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가끔은 생각 없이, 부담을 버리고 제품명을 검색해 유튜브의 세계로 들어가거나 다른 마케팅 사례를 보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할 수도 있죠.


아이디어가 잘 안 나올 때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려 하지 말고 아이디어의 단초를 발견해보려고 해 보세요. 발견 속에서 생각지 못한 원석이 나올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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