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대영 Sep 21. 2024

광고를 만들며 도움이 되었던 책들

한국광고아카데미에서 취준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다. 젊은 친구들의 초롱초롱한 눈을 만나는 일은 반갑다. 그들을 만날 때마다 광고를 하고 싶어 아등바등하던 그 시절의 나와도 만난다.

그때의 나와 만나면 지금보다는 뜨거웠던 열정도 살짝 다시 빌려올 수 있어 좋다.

그러니 강의를 하는 일은 주는 것보다 받는 게 많은 일이다.


강의를 마치고 한 수강생이 말을 걸어왔다. 광고에 도움이 될만한 책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머리에 맴도는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 브런치에 글로 답해주겠다고 했다.


지금도 한 달에 5권에서 10권 정도의 책을 산다. 사는 것과 읽는 것은 다른 일이다.

사는 것은 쉬운데 읽는 일은 쉽지 않다. 산 책을 완독 하는 경우는 30%가 채 되지 않는다.

한 달 전에 샀던 일론 머스크의 전기는 상당한 두께에도 불구하고 일주일 만에 끝냈지만 언제 산지도 모를 코스모스와 총균쇠는 아직 중간 지점도 정복하지 못했다.

재미있는 책은 결승점을 통과하지만 그렇지 못한 책은 책 꽂이에 먼지 쌓이는 신세가 된다.  

1~20%만 읽고 더 이상 읽지 않는 책도 많지만 두고두고 읽는 책도 여럿 있다.

이런 독서법이 옳은 것인지 모르겠다. 다만 끝까지 다 읽어야 한다는 강박으로 책을 멀리하는 것보다는 나은 도전이라 생각한다.  


많은 책들을 구입하지만 광고를 만드는데 도움을 주었던 책을 꼽으라면 애매 하다.  

광고에 도움이 된다는 것에도 모호함이 있다. 광고의 전략을 고민할 때 도움을 받은 책은 있지만 크리에이티브에 도움이 되는 책이 있냐면 선뜻 답하기 힘들다.  

크리에이티브에 도움이 되는 책은 '세상의 모든 책'이기 때문이다.  


광고를 만들 때 내야 하는 아이디어에 대한 나의 정의는 이렇다.

 '몰입이라는 돌과 지식이라는 돌이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스파크'

몰입은 엉덩이 싸움이다. 기필코 좋은 아이디어를 내겠다는 열정과 목표의식이 시간을 투자하게 만든다. 투자한 시간은 정직하게 보답할 때가 많다. 하지만 투자한 시간에 비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다면 지식을 의심해야 한다. 뇌도 정직하다. 들어있는 것이 없으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데 필요한 책은 따로 있지 않다. 세상의 모든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독서에 의도성을 부여한다면 재미있는 책과 재미없는 책을 섞을 필요도 있다.

나에게 재미있는 책은 소설과 마케팅 관련 서적이다. 하지만 싫어하는 책도 읽는다. 과학이나 철학 같은 책이 그렇다. 최근에는 법과 관련된 책을 구매해 읽기도 했다.

안 읽는 것보다는 무조건 좋겠지만 편식보다는 입에 쓴 음식을 먹듯 독서도 그렇게 하면 도움이 된다.


크레이티브 한 아이디어를 내는데 도움이 되는 책은 특정하기 힘들지만 광고의 전략적 측면에서 영감을 준 책들은 소개해줄 수 있다. 이 책들은 옆에 두고두고 보는 책들이다. 책에서 인상 깊었고 도움을 주었던 문장들로 구구절절한 책 소개를 대신한다.


1. This is Marketing (세스고딘)

-사실 마케팅에 대한 거의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은 하나로 통한다. 바로 "누구를 도울 것인가?"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마케팅은 외치거나, 속이거나, 강요하는 일이 아니다. 마케팅은 당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고객을 섬기기 위한 기회다.

-마케터는 소비자를 이용하여 회사의 문제를 해결해서는 안된다. 마케팅을 이용하여 소비자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다수를 쫓아다니면 고루해진다. 다수는 평균이다. 다수를 쫒으려면 누구도 불쾌하게 만들지 않고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 결국 타협과 일반화로 이어진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최소유효시장에서 출발하라.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삼겠다는 오만에서 벗어나면 모든 일이 수월해진다.


2. 매니지먼트 (피터 드러커)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말하지 않은 것을 듣는 것이다.

-측정되는 것이 관리된다.

-가장 심각한 실수는 잘못된 답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질문을 던짐으로써 발생한다.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은 자주 틀린 경우가 많다.

-당신의 사업은 회사의 이름이나 제품에 의해 정의되지 않고,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에 의해 정의된다.

-마케팅의 목적은 판매를 불필요하게 만드는 것이다. 마케팅의 목적은 고객을 너무 잘 이해하여, 제품이나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맞고 스스로 팔리게 하는 것이다.

-마케팅의 목적은 고객을 이해하고 당신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그들에게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이다.


3. 보랏빛 소가 온다 (세스 고딘)


-안전한 것이 위험하다. 안전함으로 가는 길, 평균적으로 머무르는 길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길이다.

-The opposite of 'remarkable' is 'very good'(눈에 띈다’의 반대말은 ‘매우 좋다’이다.)

-혼잡한 시장에서, 평범하게 맞춰가는 것은 실패다. 복잡한 시장에서 눈에 띄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소는 한두 마리 또는 열 마리를 보면 지루하다. 하지만 보라색 소라면... 그건 특별할 것이다.

-다른 놀라운 사람을 따라 해서는 당신도 놀라운 존재가 될 수 없다.

-잘못하는 것의 비용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적다.


4. 마케팅 상상력 (시어도어 래빗)

-고객은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의 문제 해결 방식을 산다

-만족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을 제공할 때 오지만, 감동은 그들이 꿈꾸지 않았던 것을 제공할 때 온다.

-사람들은 2.5인치 드릴을 사고 싶은 게 아니다. 그들은 2.5인치 구멍을 원한다.

-창의성은 새로운 것을 생각하는 것이고, 혁신은 새로운 것을 실행하는 것이다.

-미래는 가능성을 미리 보고 행동하는 사람들의 것이다.

-새로운 경쟁은 기업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 간의 경쟁이 아니라, 그 제품에 포장, 서비스, 광고, 고객 조언, 자금 지원, 배송, 창고 관리 등 사람들이 가치를 두는 추가 요소를 얼마나 더할 수 있는가에 따른 경쟁이다.

-기업의 상상력은 새로운 제품을 발명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새로운 방식으로 서비스하는 것이다.

-마케팅의 성공은 당신이 무엇을 하는지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무엇을 하는지에 달려 있다.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아이디어에 열광하지만, 너무 자주 그것이 고객에게 유용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간과한다.


5. 노자마케팅 (이용찬)


-경쟁력이란 남보다 더 잘하는 게 아니라, 남이 못하는 것을 해내는 것이다.

-한 번도 만나지 않은 둘 이상의 이름을 만나게 하는 것, 세상 모든 발명은 이 원리로 이뤄졌다. 자동차는 마차와 증기기관, 팩시밀리는 전화기와 복사기 스마트포은 무선전화기와 컴퓨터. 새로운 생각도 마찬가지다.

-세상 모든 만물은 이름에서부터 존재가 시작된다. 이름이 존재 이유다. 잘 나가는 브랜드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존재 이유를 갖고 있다.

-브랜드 콘셉트를 만들 때는 존재 이유를 설명해 줄 별명처럼 사용되어야 한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부쟁의 전략이 진정 이기는 전략이다. 나만의 존재 이유로 별명을 만들면 "내가 더 좋다, 내가 더 세다, 내가 더 첨단이다"는 식으로 싸우지 않고도 내 시장을 만들 수 있다.

-문제를 만났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그 문제를 어떤 말로 규정하는지, 그 말에 어떤 고정관념이 숨어 있는지 찾는 것이다. 고정관념은 문제의 본질을 가리는 어둠의 장막과 같다. 그것을 걷어내지 않으면 문제의 민낯을 볼 수 없다.

-새로운 생각을 만드는 핵심단어는 세 개다. 이름, 존재이유, 고정관념

-저렇게 하는 게 차별화구나, 나도 저렇게 해야지 하면 절대 차별화가 안된다. 새로운 생각은 기존에 있던 생각을 버려야 나온다. 기존의 생각에 무언가 더하고 뺀들 절대 차별화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