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있어 마케팅의 본질은 가치입니다"
1985년 자신이 만든 애플에서 해고된 이후 스티브잡스는 12년 만인 1997년 애플에 복귀한다.
당시 애플은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이 처해 있었고 회사의 미래 또한 불투명했다.
애플은 과도한 제품군, 복잡한 사업구조로 혼란에 빠져있었고 마이크로 소프트 같은 경쟁사들에게 뒤처지고 있었다. 스티브 잡스는 제품을 간소화하고 혁신적 제품을 개발함과 동시에 대중들에게 애플의 핵심 가치를 전달하는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동시에 애플은 이 캠페인을 통해 내부 직원들에게도 애플의 핵심적 가치의 철학을 공표하고 애플이 가야 할 방향을 선명하게 천명했다.
스티브 잡스는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내부 직원들에게 직접 소개하는 자리를 만들었고 영상처럼 마케팅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애플이 앞으로 변하지 않아야 할 가치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자리에서 스티브 잡스는 자신에게 마케팅의 본질은 가치라고 이야기했다.
1997년 스티브 잡스의 이 한 마디는 오늘날 애플을 전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브랜드로 만들었다.
2024년 기준 애플의 브랜드 가치는 1조 달러이며 전 세계 브랜드 가치 순위 1위다.
그는 애플의 새로운 브랜드 광고를 선보이는 자리에서, 복잡하고 시끄러운 세상에서 우리가 누구인지 대중들에게 각인시키는 일은 어려운 일이며 따라서 사람들이 우리가 누구인지 알았으면 하는 것들을 우리 스스로 명확하게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플의 가치와 생명력이 유지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하는 이야기는 우리 제품이 왜 좋은지가 아니라 우리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려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이키는 겨우 신발을 만드는 회사지만 나이키를 떠올리면 신발 이상의 무언가가 생각나는 이유는 그들이 광고를 통해 자신의 제품이 왜 리복보다 좋은지를 이야기하지 않고 위대한 운동선수와 위대한 스포츠 역사에 경의를 표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애플 존재의 본질은 사람들의 업무 수행을 돕는 컴퓨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바꾸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애플의 신념이라고 이야기한다.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여 이 세상을 진보시킨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 바로 그것이 우리의 본질이고
애플의 정체성이라고 이야기한다.
스티브 잡스의 마케팅 본질에 대한 이야기는 마케팅을 업으로 삼던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어쩌면 새로운 가치 브랜딩이라는 이 책을 쓰게 만든 생각, 내가 몸 담아 온 광고대행사에 대한 업의 정의를 'finding new value'라고 정의 내릴 수 있도록 한 것은 스티브 잡스의 이 이야기가 방향등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애플은 더 이상 think different 캠페인을 지속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이 캠페인을 통해서 하고 싶었던 애플의 정체성은 남아 있다.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바꾸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
애플의 제품은 창의성을 통해 세상을 바꾸려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브랜드를 넘어 이제 창의적 아이콘이 되었고 사람들은 애플의 기능을 사기보다 창의적 아이콘을 구매하고 있다.
또한 애플 내부에서는 이러한 가치의 방향에 맞게 모든 제품을 기획하고 마케팅한다.
스티브 잡스가 25년도 넘은 오래전 생각했던 애플이 소비자들에게 주어야 하는 본질적 가치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이 위협을 가해 온 적이 없지 않지만 전 세계 브랜드의 자산 가치를 평가하는 곳에서 애플은 지난 십수 년간 거의 1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았다.
만약 스티브잡스가 1997년 애플로 돌아오면서 이러한 핵심적 가치를 정립하지 않았다면 애플의 브랜드 가치가 지금과 같은 넘사벽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을지 궁금하다. 아마 그런 브랜드가 되지 못했을 것 같다.
모든 기업들이 애플과 같은 브랜드 지위를 갖기를 원할 것이다. 브랜드 가치만 1조 달러를 넘어서며 전 세계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가 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일 것이다.
애플이 이러한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고 오랜 시간 소비자의 마음에 남아 있을 수 있던 핵심은 스티브 잡스가 생각한 '마케팅의 본질은 가치'라는 생각으로부터 출발한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들이 만드는 제품이 왜 우월한가를 설명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소비자가 살 수 있는 가치는 프로세스의 연산 속도나 마이크로소프트와 다른 OS의 차별적 위와 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한 가치는 경쟁사가 언제든 넘어버리를 수 있는 것이며 애플만의 고유한 가치가 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만약 스티브 잡스가 마케팅은 차별적 우위라는 결론을 내었다면 여느 기업처럼 우리가 그들보다 좋은 이유를 말하기 위해 경쟁사만을 쳐다보며 상품을 기획하고 광고를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마케팅은 가치이며 소비자에게 주어야 하는 가치는 창의성의 도움이라는 정의는 차별성을 위해 경쟁사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만을 바라보게 하는 힘이 되었을 것이다.
누구나 애플을 부러워 하지만 애플이 지향했던,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를 찾는 브랜딩을 시도하는 회사는 많지 않다. 당장의 매출이나 마켓셰어를 확장하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기업들은 오늘도 여전히 퍼포먼스마케팅에 혈안이 되어 있다.
퍼포먼스 마케팅으로 한 순간에 소비자의 주머니를 휩쓸었다 사라지는 제품들이 난무하는 세상이다. 이들이 소비자의 코 묻은 돈을 가져가는 것을 보면서, 부러움에 단기적 성과를 따라간다면 애플과 같은 브랜드 자산을 만드는 것은 고하사고 지금까지 만들어온 브랜드의 자산들도 한순간에 날아갈 수 있는 시대다.
아래는 그의 강의 전문을 텍스트화 한 내용이다.
저에게 있어서 마케팅의 본질은 가치입니다.
매우 복잡한 세상입니다. 매우 시끄러운 세상이에요.
그리고 사람들에게 우리를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는 자주 오지 않을 겁니다.
따라서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 알았으면 하는 것들을 명확히 인지해야 합니다.
애플은 나이키, 코카콜라, 디즈니와 같은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뛰어난 브랜드도 마찬가지로 투자가 필요하고 정성 어린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것의 가치와 생명력이 유지되려면 말이죠.
애플 브랜드는 최근 몇 년간 이런 점에서 방치되었고 우리는 그것을 다시 복원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초당 연산량이나 프로세서의 속도, 우리가 왜 윈도우즈보다 좋은지가 아닙니다.
거짓말이지만 낙농업계는 20년 동안 우유가 몸에 좋다고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매출은 내려갔습니다.
그러다가 Got milk 캠페인 덕에 매출이 올랐습니다. 이 캠페인에서는 오히려 제품 이야기도 안 합니다.
최고의 마케팅 업적을 이룩해 낸 회사는 나이키입니다. 나이키는 그냥 신발을 파는 회사예요.
하지만 나이키 하면 단순히 신발이 아닌 무언가가 생각납니다. 아시겠지만 나이키 광고엔 제품 이야기를 하지 않아요. 그들은 왜 나이키가 리복보다 좋은지 이야기하지 않아요.
나이키는 위대한 운동선수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위대한 스포츠 역사를 기립니다.
그것이 그들의 정체성이고 그것이 그들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새로운 대행사와 광고를 만들면서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한 것은 우리 고객들은 애플이 누구인지 알기 원한다, 우리가 상징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 세상 어디에 속해 있는가였습니다.
우리 존재의 본질은 사람들의 업무 수행을 돕는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그 일을 누구보다 잘 하지만 애플은 그 이상의 무언가를 위해 존재합니다. 애플의 핵심 가치는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바꾸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의 신념입니다.
자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을 만큼 미친 자들이 실제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믿습니다.
세상은 엄청나게 변화했지만 핵심 가치는 변하지 않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