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할아버지의 마지막을 지켰습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저는 병원에 입원 중이었습니다. 제가 코로나에 걸렸을 때 갑작스레 심장이 아프고 숨쉬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의사에게 증상을 이야기하자 의사는 바로 저를 코로나 고위험 환자들을 치료하는 병원에 입원시켰지요.
사실 병원에 들어가기 전에 어쩌면 아버지를 다시 보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불안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 혼자 조용히 아버지가 계신 방에 들어가 작별인사를 드리고 나왔는데 바로 그날 돌아가신 것입니다…
집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남편이 저를 데리러 올 때까지 다행히 병실에 혼자 있을 수 있었습니다. 주변에 아무도 없자 그때야 비로소 눈물이 터져 나왔습니다. 비록 병원으로 오기 전 마지막 인사를 드렸지만 그래도 설마 했는데 정말로 떠나시다니…
저는 병실에서 울며 아버지에게 다시 마지막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곳에서는 아프지 않고 건강한 몸으로 잘 계시길..
어머니 잘 모시고 있다가 나중에 다시 뵙겠다고요…
아버지의 마지막을 지킨 것은 첫째 아들입니다.
첫째는 할아버지 똥을 가장 많이 치운 아이였습니다.
다음은 할아버지의 마지막을 지킨 큰아들의 이야기입니다.
아빠가 엄마를 병원에 입원시키고 식구들이 먹을 음식을 사러 나간 사이에, 큰아들은 늘 하던 것처럼 할아버지를 돌 보았습니다. 기저귀를 갈고 피딩백에 영양식을 넣어 콧줄로 할아버지 식사를 드리고 있는데
갑자기 할아버지가 기침과 함께 숨을 크게 내쉬셨습니다.
그리고 손과 발이 퉁퉁 붓기 시작했습니다.
할아버지의 상태가 평소와 다름을 알게 된 아들은 바이탈장치를 할아버지의 손가락에 끼우고 할아버지의 담당 간호사에게 급하게 전화를 드렸습니다. 옆에서 계속 바이탈 체크를 하며 상태를 지켜보라는 간호사의 말대로 바이탈 체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할아버지코줄에서 검정물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손가락에 끼어진 바이탈기계에서 바이탈이 사라졌습니다. 급하게 아들은 손가락을 할아버지 코에 대고 호흡을 체크하니 숨을 쉬지 않으셨습니다.
아들이 너무 놀라 아빠에게 전화해 외쳤습니다.
“아빠. 할아버지가 숨을 쉬지 않아”
“너무 놀라지 말고 다시 호흡 체크해 봐. 아빠가 지금 바로 갈게!”
집으로 서둘러 달려온 남편은 아버지께서 숨을 쉬지 않으신 것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남편은 제 동생과 119에 연락 후, 아버지를 모시고 장례식장으로 갔습니다.
아버지 장례소식을 듣고 바로 병원에서 나왔지만 저와 아이들 그리고 어머니는 코로나 격리기간으로 장례식장에 가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장례식 마지막날 코로나 격리 기간이 끝나 장례식장에서 아버지를 배웅하였습니다.
아이들과 저는 울지 않았습니다.
아쉬움이나 후회보다는
이제 아버지께서, 할아버지께서
더 이상 고통받지 않고 하늘나라에서 정말 편하게 계실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미소를 지을 수 있었습니다.
할아버지 마지막을 지킨 큰 아이는 할아버지가 고통스럽지 않고 편하게 가셨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비록 침대에 누워 계셨던 시간들은 길었지만
돌아가실 때 외롭지 않게 계시고
편하게 가신 것이 감사합니다.
그리고 매일 할아버지 똥 치우며 고생했던 아이가 마지막까지 할아버지 옆을 지켜주어 너무 고마울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