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많이 좋아했어

꿈결처럼 - 에이핑크

by 노래나래
에이핑크_-_Snow_Pink.jpg 에이핑크 공식 SNS, 2nd 미니 앨범 'snow pink'

모든 상황이 꿈이기를 바랐던 적 있을까. 곁에 있는 사람이 더 이상 제 곁에 존재하지 않고, 더 이상 사랑하는 사이라고 부르기 어려워진 관계. 끝난 관계이지만 아직도 좋아하는 감정이 남아 있어 믿지 못하는 순간이 더러 있을 것이다. 기다린다고, 좋아하는 감정이 남아있다고 고백한다. 처음 연애를 시작할 때와 사뭇 다른 고백의 느낌이다.


모든 게 꿈이기를
모든 게 다 거짓말이기를
미안하단 말 잘 지내라는
말도 더는 내게 하지마
(알고 있어) 다신 오지 않을 너
(알면서도) 그래도 널 기다릴게


아무래도 사랑이라는 감정은 가변적인 감정이기 때문에 변하는 일이 더러 있다. 그런데도 잃고 난 후에 그것이 계속해서 소중한 감정이라고 깨닫는 일도 꽤 많이 있다. 왜 사람은 잃고 나서야 소중했다고 뒤늦게 깨닫게 되는 걸까. 너무도 익숙해져서, 너무도 당연시되어서 흐릿해진 특별함이 마음의 공백이 생기고 나서야 허전한 공간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되는 건 슬픈 일이다. 소중한 것을 소중하게 대하지 않아서 마음으로 하여금 벌을 주는 것이라는 생각 또한 들 만큼이다.


이 곡은 에이핑크의 두 번째 미니앨범 ‘snow pink’에 수록되어 있는 곡이다. 이 곡의 타이틀 곡을 말하자면 ‘My My’라는 곡인데, 에이핑크의 순수하고 청순한 초창기 활동을 엿볼 수 있는 노래이다.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곡을 살펴보면, 에이핑크만의 감성이 담겨 있는 노래가 있어 지금은 이런 느낌인데 달라졌구나 하는 감상을 느낄 수 있다.


곡의 내용을 살펴보면, 오지 않을 것을 알고 있음에도 기다린다고 한다. 이것이 미련이라는 감정이 아닐까 한다. 사랑을 했고, 사랑을 했지만, 이별이 찾아왔다. 이 곡의 주인공은 결국 상대방에 대해서 소홀하게 대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앎에도 계속해서 기다리고 있다는 게 아닐까. 기약없는 기다림이란 괴로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잊는다는 감정이 더욱 힘든 일이니 그것도 감수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아닐 거라고 다 꿈이라고


그렇게 믿고 싶은데
보고 싶다고 널 사랑한다고
나의 맘 너에게 말하고 싶어


그러니 현실을 부정한 채로 그렇게 놓여져 있다. 이 곡의 주인공은 과연 어떤 형태로 기억하려고 애쓰는 걸까.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혹은 그 사람의 얼굴을 보기 미안해서, 어려워서.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은데 용기가 차마 나지 않아서. 관계의 종언을 한 후에 다시금 얼굴을 마주보기란 어려운 일이니 말이다.


노래는 마음을 위로한다기보다, 그 상황을 재현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렇기에 더욱 이 노래를 듣다 보면 속마음을 듣는 것 같아 어쩐지 형용할 수 없이 그리움이나 슬픈 감정을 안겨준다. 상대방에게는 솔직히 말하기 어렵지만, 노래에서라도 자신의 속마음을 말하고 있기에 이런 감정이 드는 게 아닐까. 한 사람에게 전하는 듯한 노래는 보통 이런 감상을 주게 하기 때문이다.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노래를 통해 전하는 것은 말이다.


꿈결처럼 너를 만났고
꿈결처럼 사랑을 했어
우리들의 사랑은
마치 꿈처럼 행복했는데
꿈결처럼 내게 나타나
꿈결처럼 날 떠나갔어
다시 내게 돌아와
나는 여기에서 널 기다릴게


그래서 특정 주제에 대한 노래를 쓸 때, 모두를 저격하는 내용을 쓰기보다, 한 사람을 생각하면서 노래를 쓰라는 이야기가 있는 모양이다. 대중의 감정이나 현재 상황을 노래에 담아내려고 한다면 붕 뜬 느낌, 혹은 구체적이지 않은 느낌이 있으니 쉽게 공감을 얻을 수 없다. 하지만 구체적인 상황이나 한 명의 사람을 생각하면서 쓴다면 이에 따른 대입을 하는 사람의 본능 때문이라도 결국 공감을 얻게 된다. 이 노래는 그 감정을 잘 담았다.


공감과 사랑 속에서 그리움을 찾고 싶은 감각.


그 감정을 느끼고 싶을 때 이 노래를 들어보는 건 어떨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계속 말하고 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