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후쿠오카 여행 옷차림으로 남은 밤바람의 기억

패딩을 내려놓는 겨울, 후쿠오카

by 하루담음

바닷바람은 늘, 내가 믿던 ‘따뜻함’의 기준을 조용히 바꿔놓는다.


1월 후쿠오카 여행 옷차림을 고민할 때마다 나는 이상하게도 공항 출국장 조명 아래 서 있는 내 모습을 먼저 떠올린다. 서울보다 따뜻하다는 말을 믿고 얇게 챙기고 싶다가도, “그래도 겨울인데”라는 불안이 캐리어를 무겁게 만든다. 그런데 후쿠오카의 겨울은 숫자보다 감각이 앞선다. 낮에는 니트 하나로도 괜찮을 만큼 부드럽다가, 해가 기울면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목덜미를 콕 찌른다. 그 차이를 모르면 여행 내내 벗었다 입었다를 반복하며, 체온보다 기분이 먼저 지친다.


처음 그 도시에서 당황했던 건 ‘밖’이 아니라 ‘안’이었다. 텐진 지하상가처럼 사람들로 따뜻해진 공간에 들어가면, 롱패딩은 갑자기 손에 쥐어야 할 짐이 된다. 땀이 조금이라도 나면 밖으로 나오는 순간 더 춥게 느껴지고, 그 애매한 추위는 여행 사진의 표정까지 바꿔버린다. 그래서 나는 ‘두꺼운 옷 한 벌’ 대신 ‘얇은 옷 여러 겹’으로 마음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히트텍과 셔츠, 니트와 가벼운 아우터, 그리고 마지막에 코트 한 겹. 옷을 겹치는 건 보온이 아니라, 도시의 변덕을 받아들이는 방식 같았다.


후쿠오카에서 가장 오래 남는 순간은 의외로 화려한 곳이 아니라, 밤바람이 스치는 길목이다. 나카스 강변처럼 불빛이 물 위에 흔들리는 자리에서, 사람들은 대단한 포즈보다 자기 체온을 더 신경 쓴다. 목도리 하나를 더 두르고, 장갑을 끼고, 발목을 가리는 양말로 작은 틈을 막는다.


그런 사소한 선택들이 여행의 ‘쾌적함’을 만든다. 베이지나 그레이 같은 차분한 색을 입고 걷다 보면, 도시가 가진 겨울 톤과 자연스럽게 섞여서 사진도, 기억도 과장 없이 예뻐진다. 후쿠오카의 겨울은 멋을 내라고 재촉하기보다, 무리하지 말라고 다독이는 쪽에 가깝다.


결국 1월 후쿠오카 여행 옷차림의 답은 거창하지 않다. 덜 덥고, 덜 춥게—그 사이를 오가는 여백을 챙기는 일이다. 입고 벗기 쉬운 옷은 체온을 지키는 동시에 마음의 리듬도 지켜준다. 여행에서 진짜 아쉬운 건 ‘덜 꾸민 사진’이 아니라 ‘불편했던 하루’라는 걸, 그 도시는 조용히 알려준다. 그래서 나는 다음에도 패딩보다 레이어드를 먼저 떠올릴 것 같다. 후쿠오카의 겨울은, 가볍게 준비한 사람이 더 오래 웃는 계절이니까.


후쿠오카 여행의 옷차림을 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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