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이 교통패스 정리 하나로 여행 동선이 정리됐다

표 한 장으로 길을 덜 헤매는 여행

by 하루담음

여행을 떠나기 전, 가장 오래 붙잡고 있는 건 지도보다 교통표다.


오사카와 교토를 잇는 3박 4일의 일정은 짧다. 짧은 시간 안에 보고 싶은 것은 많고, 그 사이사이를 메우는 건 결국 ‘어떻게 이동하느냐’다. 처음 간사이를 여행했을 때, 나는 교통패스 때문에 하루를 망친 적이 있다. 이미 사버린 패스가 아까워 무리하게 일정을 채우다 보니, 정작 기억에 남은 건 풍경보다 지친 다리였다. 그 뒤로 나는 교통패스를 ‘이득’이 아니라 ‘리듬’으로 고르기 시작했다.


오사카 시내에서는 욕심이 많을수록 어메이징 패스가, 마음이 느긋할수록 에코 카드가 어울린다. 하루에 몇 개의 관광지를 찍어야 직성이 풀린 날에는 어메이징 패스가 든든한 동반자가 된다. 반대로 쇼핑과 산책, 카페를 오가는 날에는 에코 카드 한 장이면 충분하다. 교통패스는 여행자의 성격을 정직하게 드러낸다.


교토로 넘어가는 날도 마찬가지다. 우메다에서 출발해 아라시야마의 대숲을 먼저 보고 싶다면 한큐 전철이, 기온과 후시미 이나리의 붉은 길을 걷고 싶다면 게이한 전철이 자연스럽다. 같은 도시를 향해 가도, 어떤 노선을 타느냐에 따라 여행의 첫 장면이 달라진다.


창밖으로 스쳐 가는 풍경이 그날의 기분을 정해주기도 한다.교토 시내에서는 욕심을 조금 내려놓는 게 좋다. 버스와 지하철을 함께 쓸 수 있는 1일권은 시간을 아껴주지만, 모든 길을 빠르게만 가려 하면 교토의 속도를 놓치기 쉽다. 때로는 한 정거장쯤 걸어가며 골목을 들여다보는 편이 더 오래 남는다.


결국 교통패스는 여행을 완성해 주지 않는다. 다만 불필요한 고민을 덜어줄 뿐이다. 어떤 패스를 샀느냐보다, 그날 얼마나 여유 있게 창밖을 보았는지가 더 중요하다. 표 한 장 덕분에 길을 덜 헤맸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여행은 늘 목적지보다 그 사이의 시간이 더 오래 기억되니까.


표 한 장의 차이 3박 4일 간사이 여행, 교통 고민은 여기서 끝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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