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맛집 찾는 법 오래 남을 여행의 식탁

여행 중 맛집을 찾는다는 건, 길을 잃는 일에 가깝다

by 하루담음

여행지에서 맛집을 찾는다는 건, 지도보다 감각을 더 믿어야 하는 순간이다.


처음엔 나도 그랬다. 여행만 떠나면 구글 맵을 열고 별점이 가장 높은 식당을 향해 성실하게 걸어갔다. 화면 속 파란 점이 이끄는 대로 움직이면 실패하지 않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파리의 어느 오후, 에펠탑 근처에서 먹은 질긴 스테이크는 그 믿음을 단번에 무너뜨렸다. 값은 비쌌고, 맛은 기억나지 않았다. 계산서를 들고 나오는 길에 남은 건 ‘왜 여기였을까’라는 질문뿐이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알게 됐다. 여행 중 맛집을 찾는 일은 정보를 많이 아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 아니라는 걸. 오히려 조금 덜 보고, 조금 더 돌아보고, 조금 더 망설일 줄 아는 사람이 더 나은 식탁에 앉게 된다는 걸 말이다. 관광지 한복판에서 벗어나 골목으로 접어들면 공기가 달라진다. 메뉴판은 단출해지고, 손님들의 표정은 편안해진다. 그곳에서 먹는 한 끼는 배를 채우기보다 그 도시의 리듬을 몸에 들이는 일에 가깝다.


맛집을 고르는 기준도 자연스레 바뀌었다. 화려한 사진보다 테이블에 남은 흔적을 보고, 후한 별점보다 무심한 현지어 리뷰를 읽게 됐다. 주변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무엇을 먹는지, 그 음식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비워지는지를 살폈다. 그렇게 고른 메뉴는 대개 실패하지 않았다. 완벽해서가 아니라, 그곳의 일상에 어울리는 맛이었기 때문이다.


여행 중 음식은 언제나 기대만큼 나오지 않는다. 낯선 향신료에 고개를 갸웃하기도 하고, 입에 맞지 않아 젓가락이 느려질 때도 있다. 하지만 그 순간마저 여행의 일부라고 받아들이기 시작하자 식사는 점점 가벼워졌다. 맛을 평가하기보다 경험을 남기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그날의 날씨, 함께 앉은 사람, 창밖의 소음까지 함께 기억에 묻혔다.


돌아보면 여행 중 가장 오래 남는 장면은 ‘정말 맛있었다’는 순간보다, 예상과 달랐던 식탁 위의 풍경들이다. 허름한 식당에서 먹은 소박한 한 접시, 메뉴판을 이해하지 못해 웃음으로 넘겼던 주문의 시간, 낯선 맛 앞에서 나눴던 짧은 대화들. 여행 중 맛집을 찾는다는 건 결국, 완벽한 답을 찾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조금 더 관대해지는 연습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남은 기억들은 언제나, 생각보다 오래 따뜻하다.



맛없었던 한 끼가 여행을 망치지 않았던 이유.


keyword
작가의 이전글2월 홍콩 마카오 여행옷차림, 옷으로 남긴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