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뒤집어엎듯이 세상을 뒤집어엎고 싶던 때가 있다.
그때의 나는 우울증과 분노 때문에 매일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었다.
정신과 상담을 받을 땐 나의 우울하고 화난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아 얼굴이 노랗게 변했지만 다시 벌겋게 타오르는 건 금방이었다.
그렇게 붉은 얼굴로 6년을 지냈다. 힘들었다. 나의 주변 사람들도 힘들어했다.
나와 나의 사람들을 위해 잘 살고 싶었다. 그래서 소망했다. 이번에는 맑은 초록 얼굴로 살고 싶다고. 그럼 다시 벌겋게 달아오르기엔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