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다울 용기
내가 스무 살에 언니 옷을 입을 때는 세상 섹시하게 살았다.
그리고 결혼 후 남편이 골라 주는 옷을 입을 때는 세상 귀엽게 살았다.
언니가 잘 어울린다고 하니까 그런 줄 알았고, 남편이 예쁘다니까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잘 어울린다는 소리를 들어도 나 답지 않은 느낌이 항상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나 다운 게 무엇인지 몰라서 내가 보기에 예뻐 보이는 사람들을 따라 해 보기도 했고, 나와는 절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옷도 입어 보았다.
하지만 나 다운 옷이 무엇인지 아직 찾지 못했다.
만약 내가 어릴 때부터 이건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말할 수 있었다면 나 다운 모습을 조금이라도 빨리 찾아낼 수 있지 않았을까.